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홍역을 일으키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2021년이 끝난 뒤 NC는 대개혁에 돌입했다. 개국공신이자 2020년 통합 우승의 밑거름을 만든 불펜 투수 김진성과 임창민을 방출했다. 우승 이후 내부적인 변화, 특히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가 판단했다. 베테랑이라고 하지만 팀 전력에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단호한 개혁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당시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를 든든하게 보좌하고 2013년 1군 진입부터 오랜시간 안방을 책임진 김태군도 트레이드로 보냈다. 삼성 왕조 불펜의 막내였던 사이드암 심창민, 그리고 포수 김응민을 데려오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트레이드의 성패는 심창민의 활약 여부였다. 어느 구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주전급 포수를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세대교체 명분과 함께 기존 베테랑 투수들이 나간 상황에서 그나마 경험을 갖고 있던 심창민이 불펜의 중심이 되어줘야 했다. 그러나 심창민이 역할을 해줘야 했던 2022시즌, 불안한 불펜진과 함께 했다. 시즌이 시작된 이후 둥지를 찾지 못한 이용찬과 FA 계약을 맺으면서 마무리 투수로 활용했다.
김영규 류진욱 김시훈 하준영 등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불펜진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창민은 없었다. 심창민은 시범경기부터 난조를 보이더니 결국 개막 이후에도 1군에서 모습을 보이기 힘들었다. 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까지 겹치면서 이 해 1군 11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14.21(6⅓이닝 10자책점)에 그쳤다.
2023시즌, 불펜 한 자리를 책임졌던 원종현이 FA 자격을 얻으며 키움으로 이적했다. 비슷한 유형의 심창민이 이 자리를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심창민은 여전히 헤맸다. 1군보다 2군에 더 많이 머물렀다. 1군 기록은 시즌 초반 5경기에 그쳤다. 5경기 3⅓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군에서는 심각한 제구 난조에 시달혔다. 32경기 등판해 1승 4패 3홀드 평균자책점 10.38이었다. 30⅓이닝을 소화했는데 볼넷은 무려 62개에 달했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했지만 2군 21경기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8.84에 그쳤다. 19⅓이닝 동안 22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올해 1군에 한 번도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NC는 심창민의 부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선수단 정리 명단에 포함했다. 지난달 29일 NC는 심창민을 비롯해 9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심창민은 3년 간 16경기 9⅔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10.24의 성적을 남긴 채 팀을 떠나게 됐다.
사실 심창민의 방출 이전, NC의 이 트레이드는 이미 실패로 향하고 있었다. 심창민의 반대급부였던 김태군은 삼성에서 활약했고 또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어 현재 우승팀 KIA 타이거즈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3년 총액 25억원의 비FA 다년계약까지 체결했다.
반면, 심창민과 함께 건너온 김응민은 트레이드 1년 만인 2022년 은퇴를 선언했다. 포수진 뎁스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사실 김태군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확고부동한 주전 양의지의 존재, 그리고 당시 상무에서 전역할 예정이었던 유망주 김형준 때문이었다. 김형준을 ‘포스트 양의지’로 생각한 상황에서 김태군은 중복 자원이었다.
그러나 모든 건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양의지가 2022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서 두산으로 리턴했다. 당시 김형준도 부상 재활 중이었기에 당장 포수 라인업이 텅 비었다. 결국 두산에서 FA로 풀린 박세혁을 데려오면서 급한 불을 끄고 김형준이 2023시즌 중반부터 주전 포수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포수 라인업은 겨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김태군을 보내지 않았다면 혼란스럽지 않을 수 있었다. 여기에 일찌감치 방출했던 임창민과 김진성은 여전히 현역으로 맹활약 중이다. 임창민은 두산과 키움을 거쳐서 FA 자격을 얻어 삼성에서 불펜의 리더로 활약 중이다. 김진성도 NC 방출 이후 LG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갔고 지난해 통합 우승의 멤버가 됐다. NC는 심창민의 방출로 3년 전 불펜 대개혁이 실패라는 것을 자인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