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34)가 놀라운 호투로 팀이 기적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쿠에바스는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5위 결정전에서 SSG를 꺾고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두산을 만났다. 5위 팀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해야 한다. 첫 번째 관문인 1차전에서 그동안 KT를 상대로 매우 강했던 곽빈을 만났지만 KT 타선은 1회부터 4득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KT 타선은 이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더 이상의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KT는 쿠에바스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덕분에 큰 위기 없이 깔끔하게 4-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KBO리그 역대 세 번째 5위 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다. 만약 KT가 3일 2차전에서도 승리한다면 역사상 최초로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021년 타이브레이크 때 공이 나온 것 같다. 집중한 쿠에바스는 정말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정말 좋았다. 최근에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최근 계속 3~4회밖에 던지지 못했는데 그런 점에서 매력이 있는 선수다”라며 쿠에바스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31경기(173⅓이닝)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치열한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27일 키움전에서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9월 성적도 4경기(16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7.16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쿠에바스는 이번에도 가을 에이스다운 투구를 보여줬다.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중요한 1차전 승리를 이끌었고 경기 후에는 단 1승만 남았다는 의미로 “원 모어”라고 말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쿠에바스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1위 결정전과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8경기(44⅓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며 빅게임피처로서의 면모를 이어갔다.
“(칭찬을 해준)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2021년 1위 결정전은 재미있고 즐거운 기억이다”라고 말한 쿠에바스는 “팀이 나한테 원했던 만족감을 채워서 좋았다.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 어떤 것이든 최대한 머리에 안 넣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빅게임피처라고 불러줘서 감사하다. 큰 경기 나갔을 때도 정규시즌 1경기를 한다고 던지고 생각한다. 너무 큰 경기라고 생각하면 많은 부담감을 느껴 최대한 차분하게 한다. 정규시즌 추가 경기라고 생각해야 마운드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시리즈 끝날 때까지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라며 우승 의지를 불태운 쿠에바스는 “경기 수 생각하지 않고 계속 던질 수 있다. 난 지는 걸 매우 싫어한다. 내일 경기는 치어리더로 변신해 선수들을 응원하겠다”라며 KT의 2차전 승리를 바랐다. /fpdlsl72556@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