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세게 해야 한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4일 잠실구장에서 선수단 훈련을 지켜봤고,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빡세다”는 말부터 내뱉었다.
LG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다퉜던 두 팀은 올해는 두 단계 아래 시리즈인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KT는 ‘마법 같은 여정’으로 기세를 타고 있다. KT는 144경기 정규시즌을 마치고, 역대 처음으로 성사된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를 4-3으로 힘겹게 꺾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4위 두산과 맞붙어 1~2차전 모두 승리, 역대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 기록을 세웠다. 최초, 최초 기록을 연이어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KT에 대해 “운도 따르고 전력도 갖춰졌다. 페넌트레이스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4선발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중간도 좋다. 지금까지는 지친 상황도 아니다. 여기서 더 올라가면 지치겠지만. 전력이 제일 상승일 때 지금 붙기 때문에 빡빡한 준플레이오프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 5차전까지도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계했다.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WC 1차전 6이닝 무실점)과 벤자민(WC 2차전 7이닝 무실점)이 가을 위력을 뽐냈고, 13승 투수 엄상백도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불펜으로 1이닝을 던진 고영표가 5일 1차전 선발로 나선다.
팔꿈치 수술에서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소형준은 불펜으로 던지고 있다. 손동현이 필승조로 가세, 75이닝 이상을 던진 김민, 김민수의 부담이 줄어든다. 반면 LG는 1차전에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하지 않을 예정이다. 유영찬이 지난 3일 부친상을 당했고, 5일이 발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을 때 KT 보다 지금의 KT가 더 전력이 좋다. 염 감독은 “(KT 전력)올해가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KT가 좀 지쳐서 올라왔고, 지금은 딱 경기 감각을 익히고 올라온 상태에서 우리와 만난다. 작년보다는 훨씬 더 KT가 구성상 좋다”고 걱정했다.
MVP 로하스가 올해 다시 KT로 돌아와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로하스는 144경기 타율 3할2푼9리 32홈런 112타점 OPS .989로 맹활약했다. SSG와 5위 결정전에서 8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지난해 심리적인 문제로 한국시리즈에 출장하지 못했던 강백호는 올해 재기에 성공했다. 144경기 타율 2할8푼9리 26홈런 96타점 OPS .840을 기록했다. 4번타자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불펜이 약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1선발 에르난데스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 투수로 기용한다. 선발 다음에 2번째 투수로 중요한 역할을 맡긴다. 이기는 경기에서 셋업맨 김진성, 마무리 유영찬까지 연결해줘야 한다.
엔스, 최원태, 임찬규, 손주영이 선발로 나선다. LG가 기세를 탄 KT를 꺾기 위해서는 타선이 터져야 한다. 염 감독은 “타선이 살아나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등 주축 타자들의 활약을 키포인트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장타를 때려준다면 염 감독이 바라는 게임 플랜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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