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벌였지만 중요한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LG는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선발투수 디트릭 엔스가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김진성(1⅔이닝 무실점)-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이닝 무실점)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역투를 펼쳤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엔스는 5회까지 3실점을 허용했고 6회에도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볼넷, 강백호에게 빗맞은 행운의 안타를 내주며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더 이상의 실점을 용납할 수 없었던 염경엽 감독은 곧바로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했다. 엔스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문상철에게 5-4-3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막았다. 김진성은 7회까지 마운드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뒤이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마운드에 올라 8회와 9회를 깔끔하게 끝냈다. 하지만 LG는 타자들이 좀처럼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2-3으로 패했다.
LG는 이날 마무리투수 유영찬을 등판시킬 수 없었다. 유영찬이 부친상을 당해 컨디션 관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침에 와서 바로 등판하는 것은 내일 경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오늘은 엘리(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뒤를 책임질 것 같다. 그 앞은 김진성이 나간다. 뒤에 휴식일이 있지 않는 이상 2이닝 안쪽으로 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예고한대로 김진성과 에르난데스를 모두 투입했다. 하지만 타선이 응답을 하지 못하면서 경기를 내줬다. 중요한 1차전을 내주면서 시리즈 구상 전체가 꼬이게 됐다. 지난해까지 열린 33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비율은 무려 87.9%(19/33)에 달한다. 포스트시즌 5전3선승제 시리즈로 확대해도 73.5%(36/49)가 시리즈 승리를 따냈을 정도로 1차전 승리팀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LG 입장에서는 너무 뼈아픈 결과다.
더구나 KT는 지난달 28일 키움과의 시즌 최종전(5이닝 1실점 승리), 10월 1일 SSG와의 5위 결정전(1⅔이닝 1실점),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1이닝 무실점 홀드)에서 구원등판한 고영표가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사실상 불펜데이가 될 위험을 각오한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였지만 고영표는 4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KT 입장에서는 최고의 결과로 돌아왔다.
반면 LG는 1선발에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1차전을 잡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일도 엘리는 쓸 수 있다. 투구수가 30구 안쪽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렇지만 필승조 김진성과 에르난데스가 모두 멀티이닝을 소화하면서 각각 17구, 27구를 던졌다. 2차전 등판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는 투구수다. 대신 마무리투수 유영찬이 돌아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LG는 2차전 선발투수로 임찬규를 예고했다. KT는 엄상백이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시리즈 향방을 사실상 결정지을 수 있는 2차전은 누가 웃게 될지 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