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꼴찌를 했다. 다쓰나미 가즈요시(55)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지고 물러나는 가운데 코치들도 5명이나 옷을 벗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오치아이 에이지(55) 투수코치였다.
주니치는 지난 6일 반테린 돔 나고야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0-2로 패했다. 시즌 16번째 무득점 패배로 마지막까지 무기력했다. 이로써 주니치는 올 시즌 60승75패8무(승률 .444)로 센트럴리그 6위, 또 꼴찌로 시즌을 마쳤다.
다쓰나미 감독 체제에서 주니치는 추락을 거듭했다. 다쓰나미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22년 66승75패2무(승률 .468), 지난해 56승82패5무(승률 .406)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센트럴리그 6위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 불명예. 리그 전체 봐도 취임 후 3년 연속 꼴찌는 1999~2001년 한신 타이거즈 노무라 카츠야 감독 이후 23년 만으로 역대 6번째.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6일 최종전을 끝마친 뒤 다쓰나미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며 “3년간 결과를 내지 못해 팬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쓰나미 감독은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개혁을 해왔지만 이 팀은 아직 개혁의 과정에 있다. 뜻을 이루지 못 하고 팀을 떠나게 아쉽지만 내년부터 새로운 체제로 바뀔 팀에 힘을 실어달라. 3년간 정말 감사했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다쓰나미 감독과 1군 코치 5명도 팀을 떠난다. 가타오카 아쓰시 수석코치, 오치아이 투수 겸 육성 코치, 와다 가즈히로 타격코치, 우에다 요시노리 타격코치, 오니시 다카유키 외야수비·주루코치가 물러났다. 지난달 다쓰나미 감독이 먼저 퇴단 의사를 밝힌 뒤 코치 5명도 구단에 퇴단을 신청하면서 동반 책임을 진 모양새다.
눈길을 끄는 이름은 오치아이 코치.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인연이 무척 깊은 코치다. 1991~2006년 주니치 투수로 15년을 뛰며 통산 463경기(675이닝) 37승45패24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오치아이 코치는 2007년 삼성에서 3개월 동안 지도자 연수를 받은 게 한국과 인연의 시작이었다. 주니치 시절 4년을 함께한 선동열 당시 삼성 감독을 존경해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이후 2010년 삼성 1군 투수코치로 부임해 2012년까지 3년간 함꼐했다. 당시 유망주 차우찬이 잠재력을 깨며 선발로 성장한 가운데 권혁, 권오준, 안지만, 정현욱,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의 불펜을 구축했다. 2011~2012년 2년 통합 우승을 이끌며 삼성 왕조 마운드의 초석을 다졌다.
2012년을 끝으로 일본에 돌아가 해설가로 활동한 뒤 2015~2017년 지바 롯데 마린스 1군 투수코치를 지낸 오치아이 코치는 2018년 삼성으로 돌아왔다. 2019년까지 삼성 1군 투수코치를 맡은 뒤 2020~2021년 삼성 퓨처스 감독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이 시기 원태인, 최지광, 황동재 등 삼성 영건들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선수 시절 함께한 다쓰나미 감독의 요청으로 삼성을 떠나 주니치 수석 겸 투수코치를 맡았다. 2022~2023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팀 평균자책점 2위로 지도력을 발휘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팀 성적이 나지 않았고, 올해 2군에서 시작했다. 후반기 1군 콜업을 받았지만 팀 성적 변화는 없었고, 결국 감독과 함께 사임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2017년 시즌을 끝으로 지바 롯데를 떠난 뒤 한국으로 돌아온 바 있다. 당시에도 이토 쓰토무 감독과 함께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의했다. 이번에도 똑같이 물러난 오치아이 코치가 다시 한국에 돌아올지도 관심이다. 지도력은 이미 한국에서도 정평이 나 있고, 7년을 보낸 만큼 국내 사정에도 밝다. 올 겨울 삼성과의 3번째 인연이 이어질지도 궁금해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