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또 가을야구 악몽을 재현할 조짐이다. 1~2선발이 연이어 무너졌다. 한 경기 피홈런 6개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다 타이 기록이다.
다저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10 대패를 당했다.
굴욕적인 경기였다. 선발투수 잭 플래허티가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회초 시작부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선제 솔로 홈런, 2회초 데이비드 페랄타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플래허티는 5회초까지 3점으로 막았으나 6회초를 버티지 못했다.
타티스 주니어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뒤 주릭슨 프로파에게 번트 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서 내려갔다. 구원 앤서니 반다가 잭슨 메릴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플래허티의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 7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압도하며 승리한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와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선발 싸움에서 밀린 다저스는 불펜 싸움에서도 졌다. 8회초 라이언 브레이저가 메릴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뒤 바뀐 투수 마이클 그로브도 첫 타자 잰더 보가츠에게 솔로포를 맞아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9회초에는 에드가르도 엔리케스가 카일 히가시오카에게 솔로포, 타티스 주니어에게 투런포를 내줬다.
샌디에이고는 6홈런 경기로 다저스 마운드를 폭격했다. 한 경기 홈런 6개는 포스트시즌 최다 타이 기록. 2015년 NLDS 3차전에서 시카고 컵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상대로, 지난해 NLDS 3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상대로 6홈런 경기를 펼친 바 있다.
전날(6일) 1차전에서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의 동점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활약에 힘입어 7-5 역전승을 거둔 다저스였지만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부진이 아쉬웠다. 야마모토는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다저스는 4회부터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다저스는 2022~2023년 디비전시리즈에서 2년 연속 선발투수 싸움에서 밀려 샌디에이고에 1승3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3전 전패로 충격의 업셋을 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차전 클레이튼 커쇼(⅓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6실점), 2차전 바비 밀러(1⅔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 3차전 랜스 린(2⅔이닝 6피안타 4피홈런 1탈삼진 4실점)이 연이어 무너지면서 힘도 못 쓰고 스윕을 당했다.
지난겨울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선발투수 영입에 집중했다. 탬파베이 레이스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뒤 5년 1억365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고, 일본에서 온 FA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에겐 12년 3억2500만 달러 거액을 썼다.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이었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반등 성공한 플래허티를 데려오며 포스트시즌을 대비했다.
그러나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시달린 글래스노우는 8월 중순 팔꿈치 건염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복귀 과정에서 통증 재발로 시즌 아웃됐다. 야마모토 역시 6월 중순 어깨 회전근개를 다치며 3개월 가까이 재활했다. 재활을 거쳐 지난달 중순 복귀했지만 부상 전과 달리 제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플래허티마저 시즌 막판 구속 저하 현상을 보이며 다저스 가을야구에 대한 불안감이 드리웠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샌디에이고 원정을 떠나게 됐다. 3~4차전도 문제는 역시 선발투수다. 3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워커 뷸러는 올 시즌 16경기(75⅓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5.38로 부진했다. 두 번째 팔꿈치 토미 존 수술 마치고 돌아왔지만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7이닝 5피안타 1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승리한 마이클 킹이 선발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