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는 울었고, '나저씨'는 분노했다..故이선균 비보 여파는 ing [Oh!쎈 이슈]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4.10.08 23: 49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고(故) 이선균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영화인들이 가득했다. 고인에 대한 추모전이 마련된 가운데, 동료 배우들은 먼 부산까지 한 달음에 달려왔고, 몇몇 후배들은 개막식 현장에서 눈물을 훔쳤다.
지난 2일 개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을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여기에 고인을 추모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이 마련됐다. 생전 그의 대표 출연작 6편을 상영하고 스페셜 토크 행사가 열렸다. 영화 '파주'(2009), '우리 선희'(2013),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 '행복의 나라'(2024),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등이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개막식 당일, 한국영화공로상이 수여됐는데, 예상하지 못한 눈물의 개막식이 됐다. 

야외 스크린에는 이선균의 생전 필모그래피를 담은 영상이 나왔고, 이를 보던 후배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 하윤경 등이 눈물을 보였다. 송중기는 얼마 전 이선균의 유작 '행복의 나라' GV에도 참석했고, "이 영화는 내게 이선균 선배님의 애도 과정의 의미가 있다. 나만의 애도"라며 진심을 전한 바 있다.
다음 날 3일,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 4관에서 '행복의 나라' 스페셜 토크가 열렸고, 배우 조정석과 유재명이 함께 했다.
주로 이선균과 호흡을 맞춘 조정석은 "이선균 형과 작업할 때 느낀 점은 누구보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매섭고 강렬하게 접근한다.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한다"며 "스태프들이 다음 앵글을 잡기 위해서 준비할 때 스몰토크로 아이스 브레이킹도 잘하고 잘 챙겨주셨다. 형님에 대한 가장 큰 기억은 그런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취조실 장면을 몰아 찍었다며, "보통 세트 촬영할 때 그런 장면들을 몰아서 찍는다. 5일 동안 둘이 이야기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많은 대화를 했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누구보다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 촬영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며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에서는 '끝까지 간다'의 스페셜 토크도 진행, 김성훈 감독과 배우 조진웅이 참석했다.
이선균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과하지 않게 너무 잘생긴 배우였고, 연출자 입장에서는 역할을 제시하는 데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이미지를 상상해 내는 데 있어 영감이 된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고인을 떠올리다 끝내 눈물을 흘렸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웃는 게 참 예쁘다"며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조진웅은 '인간 이선균'에 대해서 "츤데레 같으면서도 심장 속까지 건드리는 표정이 있다. 정말 좋은 형이었다. 실제 친형은 없지만, '진짜 '찐형'이 생겼구나' 싶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계속 기억할 겁니다. 여러분도 같이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오열에 가까운 눈물을 흘렸다.
3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CGV센텀시티에서 ‘스페셜 토크: 고(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다-행복의 나라’가 열렸다.
마지막 추모전인 '나의 아저씨'는 4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에서 열렸다. 김원석 감독, 배우 박호산, 송새벽 등이 참석했다.
김원석 감독은 "난 요새 특히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대중이 외면하고, 대중의 공격 지탄이 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그게 바로 잘리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낸 언론사나 경찰, 검찰이나 이런 사람들은 대중이 용인해서 그렇다. 기사를 내서 그 사람들이 욕 먹었으면 안 냈을 거다. 우리 대중은 미디어 시대의 강자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공개했다.
또한 그는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자르기 전에 조금 더 기회를 달라는 거다. 범죄를 저질렀어도, 기회를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건 범죄도 아닌, 범죄에 대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었다. 거슬리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내 제안이 이선균에게 큰 마음의 부담이 됐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프다"며 "사실 전체 대중과 상관없는 분들한테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다. 그냥 조금 더 신중하게, 절대 강자는 여러분이다. 특히 배우들은 정말 나약한 사람들이다.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그런 기사를 냈던, 정말 말도 안 되는 허위 수사 내용을 유출한 그런 사람들을 응징해야하지 않나 한다"고 털어놨다.
김원석 감독은 "내가 너를 안다. 그래서 난 네가 무슨 짓을 했다고 해도 너를 믿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행사 직후, 김원석 감독의 소신과 파격을 넘나드는 발언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스페셜 토크: 고(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다-나의 아저씨’가 열렸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인 여성 A씨와 또 다른 여성 B씨로부터 협박을 받아 3억 5천만원을 갈취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가 이선균의 마약 혐의를 주장하며 그는 공갈 피해자가 아닌 마약 투약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이선균은 인천경찰청에 세차례에 걸쳐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체모, 소변 등 다양한 정밀 검사에서 마약 '음성' 결과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균의 혐의는 내사 단계부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일부 언론은 이선균과 A씨가 과거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록부터 경찰의 수사 내용까지 퍼뜨렸다. 극심한 비판 여론에 시달린 끝에 이선균은 수사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C씨를 긴급 체포했다. C씨는 이선균의 생전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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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부국제' 개막식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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