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이순재(89)가 건강 문제로 공연 등의 일정을 취소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제작사 파크컴퍼니는 10일 공식 SNS를 통해 주연 배우 이순재의 건강상 이유로 이날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이순재 배우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평생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강한 권고에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개막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이순재는 주인공인 90살을 앞둔 연륜 있는 배우 에스터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던 이순재의 마스터클래스 강연 '70년 연기 철학' 역사 무기한 연기됐다.
이순재가 배우를 지망하는 아동·청소년들에게 배우가 갖춰야 할 자세와 연기 철학에 관해 설명하는 행사로 주최 측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추후 이순재 배우가 건강을 회복하면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알렸다.
한편 이순재 측은 한 매체에 "공연 강행으로 인한 단순 과로 때문"이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순재는 현재 드라마 '개소리' 주인공으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 KBS2 새 수목드라마 '개소리'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출연자인 배우 김용건은 "이순재가 '개소리' 촬영 후반에 건강이 조금 안 좋아져서 저희 뿐만 아니라 모두가 걱정했다. 대본이 안 보이셔서 큰 종이에 써가며 외우셨다"라며 "완고한 그런 모습이 귀감이 됐다"라고 전하기도.
이에 이순재는 "대사를 제대로 못 외우는 배우는 배우가 아니다. 암기에 편차는 있지만 당연히 다 외워야 한다. 한번 만에 외우든 두 번 세 번 보고 외우든 다 외워야 한다. 그래야 연기도 제대로 되는 것"이라며 건강 악화도 이겨낸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지난 7월 방송된 채널A '4인용 식탁'에서도 건강 이상으로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던 바 있다. 작년 한해동안 네 작품을 하면서 체중이 10kg이나 빠져 목욕탕에서 쓰러졌던 것. 그는 "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머리는 괜찮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달도 되지않아 드라마를 찍었고, 결국 눈이 나빠져 백내장 수술까지 했지만 수술후 시력 회복이 덜 된 상황에서도 제작사 사정을 고려해 촬영을 마무리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35년생인 이순재는 데뷔 69년차로, 현역 최고령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그의 건강에 연관된 아주 사소한 이슈라도 대중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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