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가 공개를 이틀 앞둔 가운데 민감한 논란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편성 갈드부터 원작 캐릭터 삭제에 대한 궁금증에 답한 ‘정년이’가 시청자들은 물론 원작 팬들까지 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정년이’는 명실상부 2024년 최고 기대작이다. 인기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며,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 등 역대급 라인업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시작 전부터 잡음이 있었다. 먼저 MBC와 편성 갈등이다. 제작비 협상 과정에서 편성이 불발되면서 MBC는 제작사 스튜디오N, 엔피오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mmm 등을 상대로 가압류 신청을 제기하고 서울지방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정년이’ 측은 “법원의 확정적 판단이 아니라 단순 보전 처분이며 제작사들의 입장 소명 기회 없이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잠정 결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원작에서의 인기 캐릭터였던 ‘부용’을 삭제한 점이다. 원작에서 ‘부용’은 윤정년의 1호팬이자 슬럼프를 극복하게 하는 존재이며, 미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모녀 서사로 당시 여성들의 현실을 전하기도 하는 만큼 드라마화가 기대됐지만 캐스팅 소식이 없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정년이’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편성 갈등, 캐릭터 삭제에 대한 질문이 먼저 나오고, 이에 대해 정지인 감독이 솔직하게 답하면서 시청자들이 오직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먼저 정지인 감독은 편성 갈등에 대해 “정리가 안된 문제들이 있다고 알고 있다. 구체적인 건 인지를 못한 상태다. 법적인 이슈들이 있다보니까. 방송이 잘 나갈 수 있다는 게 다행이다”라며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이 작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그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했다. 무사히 방송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 삭제에 대해서는 “부용이에 대한 고민은 제가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다. 대본보기 전부터 결정을 앞둔 상태였다. 모두가 상의하는 과정에서 12부작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집중시켜야 할지,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수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보니 삭제하게 됐다. 아쉬운 부분”이라며 “팬, 퀴어, 주체적인 여성의 정체성이 있는데 한 캐릭터에 담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작가님, 배우들과 상의해서 담아낸 게 있다. 스포일러가 되기에 작품을 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논란을 정면 돌파한 가운데 김태리는 정지인 감독의 말에 힘을 실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태리는 “여성 국극을 하겠다고 하고 공부하면 놀랍게도 요즘 아이돌 팬덤 문화와 비슷하다. 요즘 분들이 공감하기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습생을 거쳐 스타가 되고, 선망하는 이들이 들어오는 과정들이 요즘 시대와 맞닿아 있다고 여겨진다. 감독님께서 걱정한 부분은 분장이었다. 여성 국극의 고증을 따르면 더 강렬하고 짙은 화장이어야 하는데 드라마적 허용으로 순하게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낯선 느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재미로 드라마를 보는 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오는 12일 밤 9시 20분 첫 방송 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