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서 아쉽지만…다저스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 54억 거액 포기하더니, 패자의 품격까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10.13 14: 47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8)는 뛰어난 실력만큼 남다른 워크에식과 야구에 대한 진심, 상대에 대한 존중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약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4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포기해 화제가 됐다. 지난 7월7일(이하 한국시간) 가족 문제를 이유로 제한선수명단에 오른 뒤 8월24일자로 해제됐는데 48일 동안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 이 기간 서비스 타임도 인정되지 않았다. 
당초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야구운영사장은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릴 테니 다르빗슈에게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구단의 배려였지만 다르빗슈는 “그렇게 돈을 받는 건 옳지 않다”며 거절했다. 프렐러 사장은 물론 에이전트 조엘 울프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무척 놀라워했다.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월 복귀 후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3.55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다르빗슈는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7일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2차전에 7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샌디에이고의 10-2 완승을 이끌었다.  
이어 4일 휴식을 갖고 나선 12일 5차전에도 다르빗슈는 6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2회 키케 에르난데스, 7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맞은 솔로 홈런 두 방이 아쉬웠지만 NLDS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제 몫을 했다. 
타선이 2안타로 침묵한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에 0-2로 무릎 꿇으며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탈락했다. 다르빗슈도 패전을 안았다. 하지만 최고 시속 95.7마일(154.0km) 강속구를 뿌리며 커브(19개), 스위퍼(14개), 싱커(10개), 스플리터, 포심 패스트볼(이상 9개), 슬라이더, 커터(이상 8개) 등 7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결과는 아쉽지만 첫 날부터 모든 것을 쏟아부은 우리 선수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며 “다르빗슈는 이번에도 대단했다. 몇 개의 공만 맞았을 뿐 상대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며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적장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뿐만 아니라 다르빗슈도 그렇고 외국에서 온 투수들을 조국을 위해 던진다. 그의 활약을 인정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다르빗슈도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쉽다. 두 번째 맞은 홈런이 아쉽다. 벌써 오프시즌에 들어간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경기를 봐서 알겠지만 다저스는 쉽게 끝나는 팀이 아니다. 다저스가 있었기에 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한 팀이다.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신뢰하고, 그 속에 그가 잘 던진 것도 감동적이었다”는 말로 상대에 대한 존중을 나타냈다.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저스 간판 오타니 쇼헤이는 2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 이날 5차전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다르빗슈에게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완벽하게 막혔다. 이에 대해 다르빗슈는 “오타니가 뭔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여러 가지로 생각했던 방법을 잘 실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답했다. 
부상과 가족 문제 등을 이유로 시즌 중 3개월 공백이 있었던 다르빗슈는 “2~3개월 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루틴을 완전히 바꾸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난 야구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프로로서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루틴을 바꿨으니 내년에 더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프시즌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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