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천적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하다. 주인공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윤수(25).
김윤수는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7로 쫓긴 7회초 2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타자는 타점 1위 오스틴 딘. 김윤수는 오스틴을 공 3개로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했다. 전광판에는 155km가 찍혔다.
김윤수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막으라고 올려주셨는데 다행히 보답해 드린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2구째 변화구가 운 좋게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올 시즌 처음으로 중요한 경기에 올라가 긴장이 많이 되긴 했다. 그래도 잘 막아냈고 오랜만에 짜릿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중요한 상황에 나가 그런 짜릿한 느낌을 계속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플레이오프 2차전. LG는 1-6으로 뒤진 7회초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선발 원태인 대신 김윤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는 오스틴. 1차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김윤수는 이번에도 오스틴을 공 3개로 가볍게 제압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오스틴에게 3구째 직구(155km)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윤수는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라 다른 생각 안 하고 자신 있게 던져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했는데 잘 이뤄졌다. (강)민호 형 미트만 보고 던졌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고 씩 웃었다.
이어 그는 “준비는 하고 있었다. 오스틴이 나오자마자 등판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선발 원태인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잠재운 김윤수를 얼싸안으며 고마워했다. “태인이가 ‘막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더라. 태인이가 잘 던졌는데 점수를 주게 된다면 서로 안 좋은 기억만 남으니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다행이다”. 김윤수의 말이다.
2경기 연속 위기 상황을 막아낸 김윤수는 “이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면서 “가을 야구라고 생각하면 몸이 긴장되니까 정규 시즌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물론 중요한 무대니까 좀 더 집중해서 던졌다”고 밝혔다.
삼성은 오는 17일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투수 친화적 구장인 잠실구장에서 배짱 넘치는 투구를 선보일 각오다. 김윤수는 “구장이 크기 때문에 과감하게 던질 생각이다. 2승을 거뒀으니 좀 더 몰아붙이는 느낌으로 하면 더 좋은 기세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경기 연속 위기 상황을 잠재운 그는 “올 시즌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다 보니 모든 칭찬이 다 와닿았다”고 씩 웃으며 “계속 믿음을 주는 투구로 팬들과 벤치에 신뢰를 주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