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서 나는 좋은데...".
KIA 타이거즈 불혹의 해결사 최형우(40)가 2014년의 짜릿한 끝내기 2루타를 기억하며 한국시리즈 활약을 예고했다. 동시에 날씨변수를 들어 경계심도 보였다. 이번이 개인 8번째 한국시리즈이다. 가장 최근은 FA 계약을 맺고 KIA에 입단한 2017시즌이었다. 나머지 6번은 모두 삼성시절이었다.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2017년 우승반지를 더하면 모두 5개를 갖고 있다.
최형우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한국시리즈는 2014년 넥센 히어로즈와의 5차전이었다. 2승2패 호각지세에서 0-1로 끌려가다 9회말 2사후 넥센 마무리 손승락(현 KIA 수석코치)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1루 선상으로 빠지는 끝내기 2루타를 날려 이겼다. 한국시리즈 출전했던 경기 가운데 가장 짜릿했다. 졌으면 우리는 준우승했을 것이다. 수석코치가 매번 '그때 생각나니까 선상으로 치지 말라고 한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에서 3할1리의 팀타율을 자랑하는 타력에 우승에 자신감을 보였다. "앞에서 살아나가고 중심타선이 치면 좋지만 상대도 안내보낼려고 할 것이다. 안되면 다른 선수들이 커버할 것이다. 상위타선이 안맞으면 중심부터 하위타선이 치면 된다. 중심이 못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7번이든 9번이든 모두 1~2번과 똑같이 잘 치는 애들이 있다. 투아웃에서도 살아나가서 찬스 만들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후배들이 진지하기 보다는 심플하다. 내가 안되면 뒤에서 커버하면서 정규시즌 우승했다. 한 두 타석 못치더라고 금방 적응해 잘할 것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이 실전감각이다. 1~2차전에서 감 올라오지 않으면 그냥 끝난다. 1차전부터 삼성선수들처럼 바로바로 터지게끔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타격 컨디션도 자신했다. 다만, 지명타자로는 처음으로 맞는 한국시리즈여서 긴장감 속에서 타격감을 유지하는게 숙제이다. "개막전과 시리즈는 나도 긴장된다. 지명타자로 첫 시리즈이다. 벤치에서 앉다가 치는 것이 처음이라 긴장되지만 컨디션이 너무 좋다. 날씨가 따뜻해서 처질 이유가 없다. 지금 추워지고 벌벌 떨면서 방망이도 안돌아가고 이래야 되든데 여름에 연습하는 것과 똑같다. 몸이 달라질 것이 없다. 현재 플레이오프 경기하는 선수들도 그럴 것이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온이 높아 KIA가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냉정한 분석도 했다. "예전의 포스트시즌과 완전히 다른 것이 날씨이다. 추위에 강한 선수도 있겠지만 거의 없다. 150km만 나와도 추위에 몸이 안돌아가서 못친다. 지금 날씨는 거의 시즌과 비슷하다. 추운 날씨에서는 우리 투수들이 푹 쉬고 세게 꽂아서 막을 수 있지만 그런 날씨가 아니다. 양팀에서 시즌 치르듯 똑같이 하는 것 같다. 우리가 가장 세다고 하지만 너무 따뜻하니까 우리가 유리하지도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0월 중순인데더 폭염의 여파인지 예년보다 확실히 날씨가 따뜻하다. 저녁 시간대 기온이 섭씨 18~20도로 최적의 야구환경이다. 타자들이 타격감을 유지하고 끌어올리는데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주도 비슷하다. 힘을 넘치는 공으로 추운날씨 속에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장면이 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알고 타자들과 투수들이 더 철저하게 대비하자는 자기 주문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