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 펼치겠다".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7회 강민호의 결승솔로홈런을 데니 레예스의 눈부신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지켜냈다. 시리즈 3승1패의 성적으로 ?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지휘하면서 두 팀의 경기 상황을 수시로 체크했다. 삼성이 승리하면 예정대로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만일 LG가 이겨 5차전으로 몰고가면 1차전이 23일로 미루어진다.
이 감독은 "오늘 결정될 것 같다. 삼성이 이기면 한국시리즈는 예정대로 가고 원태인을 두 번 만난다. LG가 이겨 5차전까지 간다면 삼성이 원태인 1~2차전에 쓸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준비기간이 늘어난다. 내일 휴일인데 훈련으로 돌리게 모레 휴식일로 정했다"면서 대비계획을 세웠다. 결국 삼성이 최종승자가 되면서 20일 미디어데이와 21일 1차전에 돌입한다.
이 감독은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되자 "삼성이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상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LG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조금 지친 느낌도 받았다. 사실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 상대가 되더라도 명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규시즌 2위팀이 올라온만큼 더욱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잠실구장에 비해 광주와 대구 구장이 작다보니 장타력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더욱 중요할 것 같다. 팬들과 함께 열두번째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전망과 각오를 다졌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면서 전통의 '88시리즈'(대구광주고속도로의 옛이름)가 열리게 됐다. 해태 타이거즈의 이름으로 삼성과 세 차례 격돌했다. 1986년, 1987년, 1993년에 이어 31년 만이다. 86시리즈는 해태가 4승1패, 87시리즈도 해태가 4승 무패로 이겼다. 93시리즈는 4승1무2패로 해태의 승리였다.
당시는 해태왕조의 위세가 하늘을 찔렀다. 국보투수 선동열과 야구천재 이종범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꺾었다. KIA 타이거즈로 이름을 바꾼 이후 삼성과 시리즈 격돌은 없었다. 삼성은 31년만에 설욕에 도전하는 셈이다. 한국시리즈는 광주에서 1~2차전, 대구에서 3~4차전, 다시 광주에서 5~7차전을 갖는다.
정규시즌에서는 12승4패로 KIA가 압도했다. 그러나 시리즈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된다. 올해는 승부가 후반에 많이 갈렸고 KIA가 역전승이 많았다. 그만큼 삼성의 불펜이 흔들리는 장면이 잦았다. 반대로 삼성의 선발진은 제몫을 했다. 원태인이 1차전 투입이 가능하고 플레이오프 MVP 레예스도 3차전에 기용할 수 았다. 두 투수를 모두 2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팀홈런 1위의 방망이도 위협적이다.
KIA는 탄탄한 마운드와 정규리그 최강의 공격력으로 통산 12번째 불패 우승에 도전한다. 제임스 네일, 양현종, 에릭 라우어, 윤영철로 4선발진을 꾸리고 강력한 불펜진을 조기에 가동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팀타율 1위와 38홈런-40도루의 김도영, 최형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힘으로 승부를 결정내겠다는 각오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