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현정이 MBC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 당시의 고충을 털어놨다.
고현정은 지난 19일 개인 채널에 뉴욕에서 촬영한 브이로그 영상을 게재했다.
고현정은 뉴욕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숙소에서 스태프들과 대화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디너파티에서의 시크하고 우아한 모습과는 정반대로 고현정을 민낯에 질끈 묶은 머리, 뿔테안경으로 내추럴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한 스태프는 고현정을 향해 “‘선덕여왕’은 촬영도 길었고”라고 말문을 열었고, 고현정은 당시를 회상하듯 먼 산을 바라봤다.
지난 2009년 방영된 MBC ‘선덕여왕’은 고현정에게 생애 첫 ‘연기대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고현정은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아 범접 불가한 극강의 카리스마를 뽐낸 바 있다. ‘선덕여왕’은 원래 50회만 방영 예정이었으나, 연장 방송이 확정되어 총 62회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은 40%를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고현정은 다사다난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나 치열했던 촬영으로 감독과 균열이 생길 뻔 했다고 고백했다. 고현정은 “일하면서 치열해진다는 것을 그분하고 느낀 것 같다. 정말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고현정이 언급한 것은 미실이 덕만을 향해 활을 쏘는 장면. 고현정은 활을 쏘는 장면이 화면에 잘 나오게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표정 연기가 관건인 장면이라 고현정은 활을 당기는 자신의 자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배우로서 폼이 나지 않아 짜증이 났다고 고백했다.
설상가상으로 촬영 중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모두가 촬영이 안 된다고 판단해 촬영 현장을 떠날 때도 감독은 비를 맞으면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고. 이에 고현정 또한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감독에게 “이렇게 올려? 더? 각을 내려?”라며 연기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감독의 요청에 고현정은 자신의 연기에 아쉬운 게 무엇이었는지 꼼꼼하게 체크하며 다시 한번 연기를 했고, 독기 하나로 레전드 장면을 완성해냈다. 이후 고현정은 자신이 사망하는 연기를 마친 후 후련한 마음으로 몇 달 만에 감독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고 전우애 같은 감정으로 웃음보가 터져버렸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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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 ‘고현정’ 영상 캡처, MBC '선덕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