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에게 불공정 계약서를 강요하고 재방료를 가로채려 한 혐의로 지난 4월 방송작가유니온으로부터 문체부에 신고 당한 ‘나는 솔로’ 남규홍 PD 사건이 반 년째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
남규홍 PD는 오는 24일 열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국회 행정실의 고지 후 모든 연락을 끊어 증인 출석요구서 수령을 고의로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 신고 결과를 문의한 결과 문체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이하 예술인권리보장법)’ 제29조에 따라 ▲신고인 , 피신고인 , 참고인 등 총 4차례 조사 진행,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 분과위 상정,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 전체회의 상정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향후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의 구제조치 심의․의결 확정, ▲피신고인에 대한 의견청취 등의 절차가 남은 상태다 .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갑질 논란’ 이 발생한 지 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예술인의 권리 보호와 구제’ 라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는 셈이다.
강유정 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시행된 2022년 9월 24일 이후 현재까지(2024년 10월 2일 기준) 예술인 신문고에 신고 접수된 사건은 총 356 건에 달한다. 이 중 위원회에 현재 계류중인 사건을 제외하면 163건이 처리돼 45.8%의 처리율을 보였다. 채 절반이 되지 않는 셈이다. 예술인신문고의 사건 당 처리 소요기간은 평균 209.8일에 달했다. ‘나는 솔로’ 사건처럼 피해 작가들이 전원 퇴사한 후에도 사건 조사와 처리가 즉각 이뤄지지 않아 신속한 피해 구제 등 예술인신문고의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강유정 의원 측은 이와 같은 현실은 인력 배치 등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예술인신문고에 접수된 사건을 조사하고 처리하는 인력은 문체부 소속 공무원 3명(예술인지원팀 조사관)에 불과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인력이 80명에 달하고,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 등 사건에 관한 조사관 운영 인력이 22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현저히 부족한 규모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지난 6 월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의 업무를 보좌하는 사무국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예술인 권리보호 사각지대 해소법’(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
강유정 의원은 “예술인들이 피해를 신고해도 조사관 인력 부족으로 제때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가해자들에게는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2 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라면서 “24일 종합감사에서 문체부장관을 상대로 이 부분을 짚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