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는 토종 선발이 이끌었다. 저도 열심히 던지겠다. 컨디션이 너무 좋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올 시즌 데뷔 첫 15승 고지를 밟으며 개인 최다승은 물론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등극한 원태인은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출격한다.
원태인은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지난 1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출격 대기했던 그는 “오랜만에 불펜 대기했는데 너무 긴장되더라. 언제 나갈지 모르니 끝까지 준비하라고 하셔서 많이 긴장됐다. 선발 레예스와 (임)창민이 형, (김)재윤이 형이 너무 잘 던졌다”고 했다.
4차전 승리의 주역은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 원태인에게 영혼의 파트너 같은 존재인 강민호는 8회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만점 리드를 선보이며 1-0 승리에 기여했고 두 번의 도루 저지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원태인은 “3회쯤 경기 흐름을 보니 선취점을 뽑는 팀이 무조건 이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홈런으로 점수를 먼저 얻는다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것 같았는데 (강)민호 형의 홈런을 보고 ‘오늘 끝났구나’ 싶었다. 민호 형에게 아주 뜻깊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삼성이 LG에 4차전을 내줬다면 5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원태인은 “5차전까지 간다면 정말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들 4차전에서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렇게 되어 너무 기분 좋다. 제가 안 던지고 이겼으니 팀에도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된 그는 “지금껏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는 토종 선발이 이끌었다. 저도 열심히 던지겠다. 컨디션이 너무 좋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1선발에 대한) 무게감이 있지 않을까. 긴장감도 분명 있을 테고 부담감도 엄청 클 거 같은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해왔듯이 긴장 많이 되겠지만 즐기면서 한다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올 시즌 팀타율 1위 KIA를 상대로 2경기 평균자책점 2.25로 잘 던진 원태인은 “KIA는 너무 좋은 팀이기 때문에 전력 분석을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분위기를 탄 만큼 광주에서 타격 사이클이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타선이 워낙 좋으니 선발 투수가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소화해야 경기를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던지겠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이어 “(김)도영이 뿐만 아니라 (최)형우 선배님, (나)성범 선배님 등 경험이 풍부한 타자들이 많고 큰 경기를 치러본 타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민호 형을 믿고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들 경기 감각을 잘 끌어올렸다. 혹사한 투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천 취소가 우리 팀에 불리하다고 하는데 격일제 경기를 통해 체력을 아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게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