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1루수로 정규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이우성 대신 베테랑 서건창을 내세웠다. 감독으로 처음 맞이하는 한국시리즈에서 이범호 KIA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했다.
KIA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에 삼성 우완 선발투수 원태인을 맞아 박찬호(유격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 김도영(3루수)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수) 최원준(중견수) 김태군(포수) 서건창(1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제임스 네일.
시즌 막판 타격감이 떨어진 이우성 대신 베테랑 서건창이 1번 타순에 들어간 게 눈에 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에이스들끼리 맞대결이라 1차전은 세밀한 부분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이우성보다 서건창이 경험이 조금 더 많다. 잔플레이를 많이 해본 선수라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서건창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우성은 9월 마지막 한 달간 18경기 타율 1할9푼6리(56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타격감이 떨어졌다. 반면 서건창은 9월 13경기 타율 5할6푼5리(23타수 13안타)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우성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한 반면 서건창은 통산 54경기로 가을야구를 많이 뛰어봤다. 넥센-키움 시절 KS도 10경기 뛴 경험까지 고려해 1차전 선발 1루수로 서건창을 선택했다.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둔 기분은 어떤지.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KS) 상대팀이 결정됐을 때보다 오늘이 긴장이 덜 된다. 상대가 어떤 팀이 결정될지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결정이 되고 난 뒤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마음이 편해졌다. 한 가지에만 열중,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어제, 그제보다는 낫다.”
-선발 1루수로 이우성 대신 서건창을 택했는데.
“(이)우성이가 시즌 마지막에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 연습경기랑 라이브 배팅 등 여러 가지를 봤을 때 아직 컨디션이 안 올라온 것 같다. 에이스들간의 맞대결이다 보니까 세밀한 부분을 신경써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부분은 우성이보다 (서)건창이가 경험이 많다. 잔플레이나 이런 부분도 많이 해봤던 선수라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건창이가 유리하지 않나 싶다. 컨디션도 건창이가 더 좋다.”
-1위팀의 3주 실전 공백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1차전은 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서 원태인이 1차전 선발로 안 나왔으면 우리 공격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대 에이스가 1차전에 나온다.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 점수를 내야 할 타이밍에 1~2점씩이라도 조금씩 내는 게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연습경기, 라이브 배팅을 하면서 타자들의 준비는 완벽하게 잘됐다 생각한다. 1~2번 타자가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은 80~90% 이상 잘 준비됐다.”
-2번 타순에 소크라테스를 넣었는데.
“아무래도 소크라테스가 (최)원준이보다 앞에서 좀 더 당겨치는 느낌도 있고, 1번 타자가 (누상에) 나갔을 때 플레이하는 데 있어 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 성격상 5번이나 6번에 들어가는 것보다 주자가 없는 1~2번 타순에서 하는 게 페넌트레이스 때도 모든 면에서 나았다고 생각한다. 거기 있으면 좀 더 편해하는 것 같다. 3~6번에서 찬스가 걸리면 그 친구들이 해결하는 게 낫다. 소크라테스는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8~9~1번 타자들도 좋은 만큼 2번에서도 찬스가 걸릴 수 있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소크라테스를 2번에 놓는 게 팀한테 가장 안정적이지 않나 싶다.”
-선발투수 네일의 투구수나 이닝 계획은.
“이닝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개수는 70~80개 정도 되면 힘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만약 70~80개를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힘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공격적으로 바꿀 수 있다. 힘이 괜찮다 싶으면 더 놔둘 수도 있다. 1차전이고, 우리 불펜투수들도 오랜 기간 많이 쉬었다. 1~2차전은 웬만하면 올인시켜서 경기를 잡기위한 세팅을 했다. 필승조도 빠른 타이밍에 올라갈 수 있다.”
-1점 내야 할 때 어떤 식으로, 감독으로서 첫 KS에 대한 부담은.
“1점 내야 하는 타이밍에 꼭 내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페넌트레이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래도 찬스가 왔을 때 그 찬스 넘어가면 다시 찬스 잡기 힘들다. 찬스 잡혔을 때 어떻게든 점수 빼내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베테랑 감독이든 처음 하는 감독이든 KS는 부담된다고 생각한다. (초보 감독) 그런 건 크게 개의치 않게 생각한다. 큰 경기하면서 많은 경험들 해봤고, 선수 때나 감독 때나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이 선수들보다 덜 긴장하고 선수들이 하는 플레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베테랑이든 처음 하는 저든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내일 비 예보가 있는데 어떻게 대비할 건지.
“오늘은 제가 봤을 때 괜찮을 것 같고, 내일(22일) 혹시 비가 오게 되면 레예스가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조금 걸리긴 하는데 레예스가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110개를 던진 상태다. 비가 와서 레예스가 2차전에 올라온다 해도 구위상 힘이 떨어질 테니 우리가 충분히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가 오는 건 크게 개의치 않고 준비할 것이다. 비가 오든 안 오든 어느 팀이 특별히 유리한 건 없다고 본다. 플레이오프 때도 비가 와서 LG가 많이 쉬었지만 유리한 건 없었다. KS도 비슷하게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삼성 선발 원태인 상대 키플레이어는?
“1~2번 타자들이 아무래도 출루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태인과 1차전, 5차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데 어떻게든 오늘 공략해놔야 다음에 만날 때 우리가 자신 있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박)찬호가 1번 타순에서 출루를 해주느냐에 따라서 소크라테스, (김)도영이 이 중심 타선에서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2번 타자가 어떻게 출루해주느냐가 중요한데 경험 많은 선수들이라 잘 풀어줄 거라 생각한다.”
-좌완 불펜만 5명으로 예상보다 많이 들어갔는데.
“(임)기영이와 (김)대유를 놓고 고민했는데 워낙 삼성 타자들이 좌우 안 가리고 언더 투수 볼을 잘 친다. 또 (곽)도규, (최)지민이 같은 친구들이 포스트시즌은 거의 처음 경험하는 신진급 선수들이기도 하다. 이 친구들이 컨트롤이 안 돼 흔들리면 뒤에서 받치기 위해 일부러 1명 더 왼쪽을 택했다. 어린 친구들이 안 흔들리면 좋겠지만 혹시 흔들리면 베테랑 두 투수(이준영, 김대유)를 집어넣어서 한 명씩 끊어가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흔들리면 바로 바꿔줘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 왼쪽을 한 명 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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