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을 믿는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게임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지난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6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폭우로 인해 중단됐다. 22일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열리지 못해 23일 오후 4시 재개된다.
당연히 삼성이 유리하다. 6회초 김헌곤의 비껴치기 타법으로 제임스 네일의 마구 스위퍼를 공략해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흔들린 네일은 디아즈도 볼넷으로 내보내가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어 구원에 나선 장현식이 강민호마저 볼넷을 허용했다. 김영웅 타석에서 볼을 하나 더 던졌고 중단됐다.
삼성은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원태인이 서스펜디드 게임이 되는 통에 경기를 마칠 수 밖에 없었다. 66구에 불과해 7회 또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도 있었지만 필승카드를 활용할 수 없다. 이제는 6회초 공격에서 추가점을 뽑아야 더 유리하다. 주자들이 모두 득점하면 3-0이다. 또 한 방이 나오면 빅이닝을 만들 수 있다.
주자들이 발이 빠르지 않아 번트작전을 하기도 쉽지 않다. 김영웅은 초구 번트를 대지 않았다. 28홈런을 터트린 장타력을 기대했다는 의미이다. 다음타자는 역시 한 방 능력자 박병호라는 점을 고려해 강공으로 갈 수도 있다. 반드시 득점찬스를 살려야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반대로 KIA는 무실점 혹은 최소실점으로 막아야 역전을 도모할 수 있다. 김영웅을 상대로 좌완투수 혹은 우완 필승맨 투입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구위가 좋은 곽도규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아니라면 최대 위기이닝이라 필승조 가운데 가장 강한 전상현을 내세울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KIA 타선이 정규시즌 삼성의 불펜투수들에게 강점을 보였던 만큼 위기를 넘기면 역전의 기운을 만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7주만의 복귀 등판에서 위력적인 스위퍼를 앞세워 투구를 펼친 네일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잘 던졌지만 한 방을 맞고 패전위기에 몰렸지만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역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 올해 삼성전 12승 가운데 역전승이 8차례였다.
네일은 "정규시즌에서 이런 상황을 많이 마주했다. 특히 삼성전에서 경기 후반에 뒤집어 이기는 경우가 많이 나왔다. 우리 타선에 신뢰를 갖고 있어 당연히 역전할 것으로 맏는다. 불펜들이 6회초 무사 1,2루를 막으면 충분히 타자들이 역전할 것이다"며 기대했다. 과연 돌아온 외인에이스의 믿음이 현실이 된다면 더 없이 좋은 복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