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X김희애 '보통의 가족', 소름돋는 구강 액션 의심의 여지 없는 수작 [Oh!쎈 펀치]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10.23 11: 43

이대로 묻히기엔 아깝다. 설경구, 김희애의 소름 돋는 구강 액션 만으로도 충분한 수작이 된 '보통의 가족'의 이야기다.
지난 16일 개봉한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주)하이브미디어코프·(주)마인드마크, 제작 (주)하이브미디어코프, 공동제작 (주)하이그라운드)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설경구 분)과 원리 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소아과 의사 재규(장동건 분),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아들의 학업과 시어머니의 간병도 해내는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 분) 그리고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가족들을 바라보는 지수(수현 분)가 주인공을 맡았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이지만, 어딘가 하나씩은 결점이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네 사람은 재완의 딸 혜윤(홍예지 분)과 재규의 아들 시호(김정철 분)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고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영화의 가장 큰 '시청 포인트'는 시시각각 달라지고 흔들리는 네 사람의 모습이다. 평생 돈을 좇아 살아오던 냉혈한 재완이 '선'에 가까운 선택을 하게 되고, 평생을 봉사와 헌신으로 살아왔던 재규는 오히려 '악'에 가까운 선택을 내리게 된다. 가장 '가족'에서 멀어 보이는 지수는 결국 네 사람 중 가장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 인물이고, '가족'을 위해 살아온 연경은 역설적으로 가족을 위해 희생한 자신을 위한 시선을 버리지 못한다. 이처럼 선과 악이 모호한 인물들의 입체적인 감정 변화를 더욱 살린 것은 배우들의 역량이 컸다.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했음에도, 적절하게 현지화에 성공한 각색도 인상적이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네 번째로 '더 디너'를 영화화한 허진호 감독은 자녀 교육, 입시, 촉법 소년의 문제점 등, 보편적이면서도 한국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아낼 요소를 배치해 두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중간중간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구간도 존재한다.
꼼꼼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보통의 가족'은 천천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보통의 가족'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 첫날 4만 2,428명(누적 관객수 5만 2,633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개봉 전부터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올해 최고의 문제작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후 개봉 주말인 18일(금)부터 20일(일)까지 206,899명의 관객을 동원,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289,746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 주말 한국 영화 좌석 판매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10월 19일(토), 10월 20일(일) 각각 좌석 판매율 13.3%와 11.6%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앞서 김희애는 '보통의 가족' 인터뷰를 통해 "요즘엔 영화가 흥행이 되고 안되는지에 굉장히 민감하고 타격이 큰 상황이다. 이 와중에 진정성 있는 작품이 나온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몰입감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보통의 가족'이 관객들의 마음을 끝까지 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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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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