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폭행 방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제시가 도 넘은 악플을 박제했다. 제시의 잘못 여부를 떠나 죽음까지 종용하는 충격적인 악플 수위에 누리꾼들도 "선 넘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23일 제시는 자신의 소셜 계정에 한 장의 사진을 업로드 했다. 해당 사진에는 익명의 누리꾼이 작성한 댓글이 담겼다. 내용은 "제일 좋은 소식은 약먹고 XX한 소식이 희소식이니깐 기대하고 있을게"라는 악플이었다.
제시는 해당 댓글을 자신의 계정에 박제함과 동시에 "Please stop...."이라며 간곡한 호소를 덧붙였다. 제시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닌, 죽음으로 내몰려는 듯한 악의적인 댓글 내용에 충격을 받아 게시글을 올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악플이 달린 것은 제시의 팬 폭행 방관 의혹이 시초였다. 제시는 지난달 29일 새벽, 한 미성년자 팬이 제시를 발견하고 사진을 요청했다가 제시의 일행에게 폭행을 당했던 것.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된 CCTV와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제시 옆에 있던 남성이 주먹으로 팬의 배를 치는 등 위협을 가했고, 이때 또 다른 남성이 다가와 팬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제시는 가해자를 말리는 듯 하더니 일행과 함께 자리를 떴고, 피해자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인근에서 술을 마시던 제시 일행을 발견했지만 폭행 가해 남성은 이미 사라진 상황이었다. 또 제시 일행은 가해자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이 같은 사고가 알려지자 제시 측은 "가해 남성과 제시는 모르는 사이로 그날 처음 만났다. 프로듀서의 지인"이라며 제시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또 "만약에 가해 남성과 제시가 같은 일행으로 본다면 도의적으로라도 피해를 어떻게 배상할지를 고민하겠다. 명백하게 가해자가 특정돼서 합당하게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시 역시 자신의 계정에 글을 올리고 "최근 지인과 개인적인 모임을 갖던 중, 저의 팬인 피해자께서 저에게 사진을 요청하셨으나 늦은 밤인 관계로 두 차례 정중히 거절하였고 그 순간 인근에 있던, 제가 그 날 처음 본 사람으로부터 갑자기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 저도 너무 당황해 그 팬분들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위를 불문하고 저의 팬분께서 그와 같은 불의의 피해를 입으신 것에 대하여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저와 저희 소속사는 피해자의 모친과 연락해, 피해자께서 신속히 가해자를 찾아 사과와 보상을 받고, 아울러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제시의 해명에도 갑론을박은 이어졌다. 피해자의 모친은 "아이가 봤을 때 같이 있었다고 한다. 제시가 일어나서 가해자를 보자마자 일어나서 잡으려고 했는데 놓치더라. 그 다음에 때리는데 가만히 보고 있더라. '모른다', '갑자기 나타나서 때렸다' 이러니까 화가 났다"고 반박했다.
뿐만아니라 도주한 가해 남성 외에도 피해자에게 위협을 가했던 인물이 코알라 프로듀서이며, 그가 제시와 몇 차례 음악 작업을 같이 한 절친한 지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잘못을 묵인한 제시의 태도에 실망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당초 사건 당일 가해자의 행방을 묻는 경찰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 프로듀서의 지인이라는 가해 남성이 도주하기 전에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빗발쳤다.
이에 더해 11년 전 이태원 클럽에서 제시와 폭행 시비에 휘말렸던 피해 여성까지 '사건반장'을 통해 "그때와 수법이 똑같다"고 주장하면서 여론은 제시에게서 차갑게 등을 돌렸다. 이에 더해 2017년도에도 이태원 클럽에서 제시 일행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폭로글도 추가로 등장하기도.
갖은 의혹 속에서 제시는 1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취재진에게 "때린 사람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고,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제가 있는 대로 오늘 다 말하고 나오겠다"라고 말했다. 또 "가해자는 당일 처음 본게 맞냐"는 질문에 "처음봤다"고 답했고, 피해자를 향해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18일에는 소속사 디오디(DOD)와 결별을 알리기도.
이처럼 사면초가에 내몰린 제시의 상황에 일각에서는 제시에 대한 동정여론도 일었다. 적절한 대처를 취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폭행을 가한것도 아닌 제시를 너무 과도하게 몰아가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제시가 심각한 수위의 악플까지 박제하자 제시의 부적절한 대처를 비판하던 대중들까지도 "너무 심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저건 고소해야한다", "때린 사람보다 더 욕먹고 있는 건 잘못됐다", "저건 손가락 살인마 수준"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시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행동 그 자체를 두고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기서 나아가 인신공격성의 비난을 퍼붓는 것은, 도리어 스스로가 악플러라는 범죄자가 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진정으로 피해자를 위한다면 원색적인 비난보다는 정당한 비판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 및 피해자의 적절한 구제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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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제시 소셜 미디어,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