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가 많을 걸 보여준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1)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타점도 올리고 첫 홈런도 치고 도루에 득점까지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어려운 타구를 건져내는 수비도 깔끔하다. 무엇보다 팀을 위한 플레이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욱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광주에서 21~23일 2박3일이 걸린 1차전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볼넷을 골랐다. 도루를 시도할 수 없었다. 상대투수 원태인의 견제도 빠른데다 비로 인해 그라운드가 젖어 폭발적인 스피드를 낼 수 없었다. 뛰고 싶은데 뛰지 못하는 마음이었다.
6회초 무사1,2루에서 경기중단과 함께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됐다.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기어코 역전극의 일원이 됐다. 7회말 2사2,3루에서 연속 폭투가 나와 역전에 성공한 이후 소크라테스의 우전적시타가 나왔다.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강속구 투수 김윤수의 152km짜리 초구를 받아쳐 4점째를 뽑는 좌전적시타를 터트렸다.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해서 초구 직구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기분좋게 5-1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김도영의 1차전 성적은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였다. 첫 경기라 출루에 초점을 맞추는 타격을 했다. 38홈런-40도루의 시즌 성적을 삭제하고 시리즈에 임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타격이 돋보였다. 1회말 무사1,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1에서 박찬호가 도루에 성공하면서 상대포수 송구실책으로 2사2,3루 밥상이 차려졌다.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툭 밀어쳐 2루수 앞 땅볼을 보냈다. 3루 주자의 득점과 2루 주자의 진루를 이끌기 위한 팀배팅이었다. 이후 최형우와 나성범 김선빈 이우성까지 4연속 안타로 대거 5득점했다.
2차전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상대 선발(황동재)의 공 움직임이 많고 치기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운 좋게 첫 타석에서 1-2루 사이로 타구가 갔다. 처음에 스스로 번트를 댈까 하다가 쉬는 동안 연습했던 게 생각나서 그대로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여기에 끝나지 않고 5-0으로 앞선 2회 2사후에는 이승민을 상대로 바깥쪽 142km짜리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라 기분이 좋다"며 가치를 부여했다. 2차전 성적은 4타수 1안타 2타점이었다. 2경기에서 7타수2안타(1홈런) 3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경기후 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가 2경기에서 많은 걸 보여주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2차전 결승타에 대해 "홈런보다 1회 진루타로 타점을 올린 게 중요한 순간이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쳤는데 그래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김도영은 "확실히 프로선수가 됐다고 느꼈다. 시리즈 뛴다고 상상하면 몸이 하나도 안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다. 기록과 성적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막상 뛰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한국시리즈 많이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자신보다 팀을 위하는 김도영이 라팍 3~4차전에서 또 어떤 것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