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에릭 라우어의 위력적인 구위가 돋보였다. 그런데 솔로포 2방으로 주도권을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라우어는 25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1구 5피안타(2피홈런)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고 151km의 포심 패스트볼 37개, 커터 28개, 커브 5개, 슬라이더 1개를 구사했다.
라우어는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8월 KIA에 합류했다. 라우어는 빅리그에서만 120경기 등판해 112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통산 36승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에는 밀워키 브루워스 소속으로 29경기 선발 등판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158⅔이닝 65자책점) 157탈삼진의 성적을 거둔 빅리그 정상급 선발 자원이었다. ‘우승 청부사’였다.
하지만 라우어는 한국에서 고전했다. 7경기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의 성적에 그쳤다. ‘우승 청부사’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성적이다. 공교롭게도 한국 무대 데뷔전이 삼성전이었다. 8월 11일 광주 삼성전에서 3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박병호와 강민호 등 우타 거포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삼성전 첫 등판이다.
이날 삼성은 라우어를 상대하기 위해 강민호를 3번으로 전진배치했고 좌익수 김헌곤-우익수 이성규 등 가동할 수 있는 우타 자원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올해 라우어는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이 2할5푼3리, 좌타자 상대로 2할7푼5리를 기록했다.
KIA가 이미 시리즈 2승을 선점한 가운데 라우어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라섰다. 1회부터 강력한 구위로 압도했다. 선두타자 김지찬을 상대로 몸쪽 꽉찬 패스트볼을 꽂아넣어 삼진으로 처리했다. 류지혁 역시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맞이한 강민호를 상대로는 바깥쪽 패스트볼을 던져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산뜻한 출발.
2회에는 선두타자 디아즈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후 김헌곤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강한 타구였는데 유격수 박찬호가 숏바운드 캐치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하지만 박병호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수 병살타를 유도해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3회 결국 선제 실점했다. 3회 선두타자 김영웅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첫 선발 출장한 이성규에게 1볼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런데 5구째 한복판 151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중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선제 실점했다.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실투를 던진 게 장타로 연결됐다.
이후 이재현은 삼진으로 솎아냈고 김지찬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류지혁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내며 3회를 마무리 지었다.
4회에는 선두타자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작했다. 그리고 디아즈는 1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김헌곤은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1회 이후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하지만 5회, 다시 한 번 장타를 헌납했다. 5회 선두타자 박병호를 삼진 처리한 김영웅. 하지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김영웅에게 1볼에서 2구째 148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솔로포만 2방 째. 0-2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래도 라우어는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이후 이성규와 이재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5회를 마무리 지었다.
침묵하던 타선은 6회초 선두타자 박찬호의 안타와 2루 도루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6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KIA 벤치는 곧바로 움직였다. 6회 무사 1루에서 투수를 장현식으로 교체했다.
장현식은 무사 1루에서 첫 타자 류지혁을 희생번트로 처리했고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 디아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라우어의 책임주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1-2의 점수 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경기 전 이범호 감독은 라팍의 홈런 변수에 대해 " 솔로홈런 맞는 것은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주자 모아놓고 홈런만 안 맞으면 된다. 우리 선수들도 홈런 많이 쳤다. 장타가 무조건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투수들에게 솔로 홈런 맞는 것은 문제없다고 얘기했다. 그런 것은 신경쓰지 마라고 했다. 주자 깔려 있을 때 맞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KIA는 솔로포 두 방으로 점수를 내주면서 경기 주도권을 내준 채 경기 후반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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