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서 잠을 못잤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29)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역전타를 작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지난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마지막 타석에서 회심의 타구가 좌익선상 밖으로 살짝 휘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2-4로 뒤진 9회초 1사후 김선빈이 3유간을 빠지는 안타로 출루했다. 대타 한준수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대타 이우성이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최원준은 오른쪽 팔꿈치 사구를 맞고 마지막 만루기회가 박찬호에게 주어졌다. 마무리 김재윤의 142km짜리 초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총알타구를 만들었다.
타구는 좌익선상 안쪽으로 떨어지는 듯 했으나 끝에서 살짝 휘면서 파울이 됐다. 인필드 타구였다면 동점은 물론 발빠른 1루주자 최원준마저 홈을 들어올 수 있었다. 절규에 가까운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2구 슬라이더를 끌어당겼으나 3루수 땅볼이 됐다. 삼성 3루수 김영웅이 볼을 잡고 3루를 밟아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후 이범호 감독도 "박찬호의 타구가 아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찬호의 아쉬움은 다음날에도 지워지지 않았다. 26일 대구 4차전을 앞두고 만난 박찬호는 "맞는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팅을 했다. 타구가 파울존으로 나간 것은 (3차전은) 삼성쪽으로 운명이 정해진게 아닐까했다. 몸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이었다. 공 하나만 가운데 쪽으로 왔으면 단순히 안타가 아니라 넘어갈 수 있는 공이어서 많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경기전 훈련을 하지 않고 가볍게 러닝만 했다. 오후 2시 경기의 루틴이었다. "어제 분해서 잠을 못잤다. 그래서 오늘 훈련을 쉬었다. 운동장에 나가서 그냥 뛰고 왔다. 잠만 깨고 왔다. 계속 타구 하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 원래 2시 경기는 훈련 안한다. 피로감이 있어 가볍게 조깅만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시리즈가 생각보다 많이 달라 나에게 실망했다. 1차전 첫 타석 초구에 무조건 결과를 내겠다고 했는데 파울이 나더라. 생각한 플랜이 첫 단추부터 꼬였다. 멘탈을 다시 잡는데 좀 힘들었다. 3차전이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럴 때는 안타 하나 나오는게 중요하다. 앞으로 자신있게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