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커리어 생활을 마감한 ‘영원한 캡틴’ 박경수(40)가 KT 위즈 코치로 제2의 커리어를 연다.
프로야구 KT 위즈 관계자는 30일 “구단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경수 선수를 신임 코치로 선임했다”라고 발표했다.
박경수는 22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18일 은퇴를 선언했다.
KT 구단은 "2003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박경수는 2015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KT로 이적, 10년간 팀의 핵심 선수이자 리더로 활약했다. 통산 20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9리, 161홈런, 719타점, 727득점을 기록했으며, 2021시즌 한국시리즈에선 공수 맹활약으로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수상한 바 있다"라고 박경수의 업적을 조명했다.
그러면서 "성실한 자기 관리와 프로 선수로서의 태도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또한, KT 선수 생활 10년 중 6년(2016~2018년, 2022~2024년) 동안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면서 헌신했다"라고 덧붙였다.
성남고 시절 거포 내야수로 이름을 날린 박경수는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박경수는 기대와 달리 10년이 넘게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평범한 수비형 야수로 커리어를 보냈다. LG 시절 타율은 늘 2할대 중반 아래였고, 거포라는 명성과 다르게 두 자릿수 홈런은 그에게 어려운 과제였다.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박경수는 2015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8억2000만 원에 막내 구단 KT로 이적하며 비로소 잠재력을 발산했다. 첫해부터 22홈런으로 성남고 거포의 귀환을 알린 뒤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 달성에 이어 2018년 한 시즌 최다인 25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경수는 팀 KT의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실력은 기본이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으며 신생팀의 1군 정착에 큰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2020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6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에 골인했고, 2021년 생애 첫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박경수는 올 시즌 프로 22년차를 맞아 5경기 타율 6할6푼7리(3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다. 4월 2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줄곧 선수단과 동행하며 주장이자 플레잉코치 역할을 수행했고, 꼴찌에서 5위,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 업셋, 준플레이오프 5차전 끝장승부를 펼치는 마법의 여정을 이끌었다. KT 입단 후 늘 그랬듯 베테랑부터 신인까지 선수단 단합에 큰 힘을 보탰다.
22년 프로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박경수의 1군 통산 성적은 2043경기 타율 2할4푼9리(5608타수 1396안타) 161홈런 719타점 727득점이다.
박경수는 은퇴 후 제2의 커리어를 고민하던 도중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고, 고심 끝 KT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기로 결정했다.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해설위원 제의도 있었지만, 박경수의 선택은 KT 잔류였다.
박경수는 구단을 통해 “지도자로 새 출발할 기회를 주신 구단과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하다. 방송계에서도 제안이 왔었다. 좋게 봐주신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코치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후배들과 형, 동생이 아닌 지도자로 만나게 된다. 팀 코치님들이 내게 해주신 것처럼 나도 후배들이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뒤에서 노력하겠다”라고 코치 선임 소감을 밝혔다.
KT 구단은 “박경수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의 보직은 향후 확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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