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와서 첫 해부터 우승이라니…영광이다" 오타니 감격, FA 이적이 신의 한 수였다

LA 다저스로 온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오타니 쇼헤이(30)가 LA 다저스 이적 첫 해부터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한 풀었다. 

오타니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하지만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운이 따랐다. 6-6 동점이 된 1사 1,3루에서 양키스 구원 루크 위버의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걷드려 파울을 쳤다. 그런데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의 미트가 스윙을 하던 오타니 방망이에 닿으면서 타격 방해가 선언됐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무키 베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윌 스미스가 홈을 밟았다. 다저스가 7-6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경기 최종 스코어가 됐다. 오타니가 결승점의 발판이 된 것이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양키스를 꺾은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2020년에 이어 구단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우승이 평가 절하됐는데 36년 만에 풀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겨울 FA가 된 뒤 10년 7억 달러로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도 우승의 한을 풀었다.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에서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다저스 이적 첫 해 우승을 한 것이다. 

일본프로야구 시절인 2016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을 했고,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7전 전승 우승을 이끈 오타니는 월드시리즈까지 3번째 우승을 경험했다. 

월드시리즈 5경기 타율 1할5리(19타수 2안타) 무홈런 무타점 2볼넷 5삼진 OPS .385로 부진했지만 다저스의 우승 과정에서 오타니를 빼놓고는 설명이 안 된다. 

오타니는 정규시즌 때 159경기 타율 3할1푼(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출루율 .390 장타율 .646 OPS 1.036으로 활약하며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50 대기록을 세웠다. 오타니의 활약으로 다저스는 98승64패로 30개 구단 중 최고 승률(.605)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선 16경기 타율 2할3푼(61타수 14안타) 3홈런 10타점 OPS .767로 정규시즌 때보다는 못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2회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고,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4차전에서 연이어 홈런을 폭발하며 4승2패 승리에 기여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도 1-2로 뒤진 8회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한 뒤 베츠의 희생플라이로 동점 득점을 올려 끝내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2차전에서 7회 도루 시도 중 왼쪽 어깨를 다치면서 시리즈가 끝나는가 싶었지만 3~5차전에 정상적으로 선발 출장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우승 확정 순간 환하게 웃으며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뛰어간 오타니는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었다. 클럽하우스 샴페인 파티를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긴 시즌이었다. 다저스의 일원으로 이적 첫 해부터 우승한 것은 엄청난 영광이다”며 “힘든 고비가 많았는데 조직의 힘으로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팀들을 상대로 우리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자랑스럽다. 이 팀의 일원이라 매우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MVP 프레디 프리먼과 베츠, MVP 동료들에게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두 선수 모두 프로 정신이 정말 뛰어나다. 두 선수뿐만 아니라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일을 전문적으로 해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월드시리즈에서 부상을 당한 뒤 나 스스로도 뛸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동료들이 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함께 뛰어 달라는 말이 매우 영광이었다. 그런 마음이 1년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동료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나타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