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LA 다저스에 진심을 보여줬다. 다저스에서 FA로 풀리는 선수들이 하나같이 잔류 의지를 드러내면서 내년에도 우승 전력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저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운타운에서 성대한 우승 퍼레이드 열었다. 선수단과 그들의 가족,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이 2층 버스 8대로 나눠 거리를 행진하며 LA 시민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약 25만명 대규모 인파가 우승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운집했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마무리된 이날 우승 축하 행사에서 선수들도 각자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씩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다저스 잔류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월 다저스와 1년 2350만 달러에 FA 계약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2)는 눈물까지 보였다. 다른 팀의 다년 계약을 거절하고 ‘슈퍼팀’ 다저스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154경기 타율 2할7푼2리(589타수 160안타) 33홈런 99타점 OPS .840으로 활약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16경기 모두 선발 출장, 3홈런 12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팬들을 향해 선 에르난데스는 “난 이기기 위해 야구를 한다. 다저스는 내게 이 팀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줬고, 난 이 팀과 도시가 우승하는 데 도움을 줬다. 여러분들이 꿈을 실현시켜줬다”고 말하며 울컥했다. 말을 잇지 못하며 잠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다시 FA로 풀리는 그는 4년 8000만 달러 수준의 장기 계약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르난데스는 “기대치가 매우 높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다저스가 최우선 순위다. 여기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며 “이곳에 남고 싶다. 좋은 추억이 너무나도 많다. 선수로서, 한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내일이라도 계약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다저스 잔류에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넘어온 투수 잭 플래허티(29)도 퍼레이드 중 ‘스포츠넷LA’와 인터뷰에서 “이 도시를 사랑한다. 절대로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출신 플래허티는 어릴 때부터 다저스를 응원하며 자랐다. 그에겐 고향팀이다.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에르난데스와 달리 플래허티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플래허티는 다저스 이적 후 10경기(55⅔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3.58 탈삼진 61개를 기록했다. 부상자들이 발생하며 무너진 선발진의 기둥이 됐다. 시즌 전체 성적은 28경기(162이닝) 13승7패 평균자책점 3.17 탈삼진 194개로 준수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22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7.3 탈삼진 15개로 부진하며 물음표가 붙었다.
월드시리즈 5차전 우승 순간 세이브 투수로 1점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거둔 투수 워커 뷸러(30)도 FA로 풀린다. ‘LA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다저스 외에 다른 팀에 속하고 싶지 않다. 어디에고 가고 싶지 않다. 이 팀이 최고”라며 잔류 의지를 표했다. 2015년 다저스에 입단한 뒤 10년째 몸담고 있는 뷸러는 팀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크다. 그래서 월드시리즈에도 3차전 선발로 5이닝 76구를 던진 뒤 하루 쉬고 불펜 대기를 자청하며 마무리까지 한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냉정하다. 2022년 8월 두 번째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뒤 예전 같지 않다. 고관절 염증까지 겹친 올해 16경기(75⅓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5.38 탈삼진 64개로 부진했다. 다저스로선 선뜻 장기 계약을 주기 어렵다. 다저스가 1년 2105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QO)를 뷸러에게 줄기도 쉽지 않다. 페이롤에 여유가 없는 팀 사정상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 QO를 주지 않더라도 1~2년 단기 계약을 제안할 수 있지만 뷸러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조건이 될지는 봐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