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까지 했으면 좋겠다".
KIA 타이거즈가 2024시즌 완벽한 우승을 이루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고 개막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시즌 중반 2위로 잠깐 내려앉았지만 곧바로 1위에 복귀했고 정규리그도 9경기차로 여유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4승1패로 누르고 역대 1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역대로 12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이기는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성적뿐만이 아니다. 30회의 매진관중을 달성하며 역대 최다 125만 명의 관중을 유치했다. 광주시민이 한 번씩은 야구장을 방문했다는 의미이다.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최대의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선수들이 눈치보지 않는 야구환경을 만들어주는 이범호 감독의 맏형 리더십이 돋보였다. 최형우 김선빈 나성범 김도영 박찬호,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까지 일당백의 탁월한 기량도 컸다. 베테랑부터 신진급까지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마음과 힘을 합하는 등 견고한 팀워크도 우승의 비결이었다.
선수들을 물밑에서 지원한 구단의 프런트 직원들의 노고도 컸다. 특히 선수단과 팬들을 위한 송호성 구단주와 최준영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아낌없이 지원을 하되 간섭하지 않았다. 한국 양궁을 세게 최정상으로 이끌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철학과도 맞물려있다.
2022년부터 부임한 송호성 구단주는 조용히 뒤에서 지원했다. 당시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나성범의 영입을 결정했다. 6년 150억 원의 화끈한 투자였다. 결국 3년만에 우승의 결실로 이어졌다. 올해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교체 등 구단의 발빠른 대처, 작년 12월 시애틀의 드라이브 라인, 올해 6월 트레이드 어슬레틱스 파견 등 심재학 단장이 광폭행보를 펼친 것도 송 구단주와 최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자 이범호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며 축하했다.
KIA는 지난 2022시즌 리그 9위로 떨어지자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시즌 종료 다음날에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까지 모두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최준영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해 빠르게 구단을 안정화했다. 작년 4월 장정석 전 단장이 불명예 퇴진하자 심재학 단장을 영입해 우승으로 가는 밑돌을 깔았다. 지난 1월 김종국 전 감독의 검찰수사로 초유의 위기를 맞았어도 뚝심을 갖고 이범호 감독을 전격 발탁해 수습했고 기어코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것이다.
최 대표는 팬들의 마음도 살폈다. 구단 상품판매처 팀스토어에 폭염속에서 많은 팬들이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자 긴급지시로 차양막과 미스트 분사기 쿨링포그를 설치해 무더위를 식혀주었다. 아울러 챔피언스필드 1층의 수 년째 방치되어 있던 빈공간에 대형 커피전문점 인크커피를 유치했다. 800평 초대형 규모로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서자 팬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광주시민들이 찾은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구단과 팬도 좋고 입점업체도 매출을 높이는 등 서로 상생하는 구조가 됐다.
KIA는 경영에서도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홈 125만 관중과 함께 수도권 원정경기도 매진 행진이 이어졌다. 홈과 원정을 합해 역대 최다 입장수입을 올렸다. 구단상품 매출도 기록적이었다. 김도영의 월간 '10홈런-10도루',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기념 유니폼이 순식간에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룹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독자경영을 할 정도까지 수익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구단 직원들의 뛰어난 상품기획과 팬들을 위한 이벤트 기획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단주와 대표이사, 단장은 물론 말단 직원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 얻은 큰 성과였다.
최준영 대표는 우승직후 열린 축승회에서 "감독, 코칭스태프, 주장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 고맙고 감사하다. 2017년 우승하고 그 뒤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대표이사로 부임하고 3년차에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여러분이 그 목표를 이루어 주어 기쁘다. 오늘 12번째 우승을 했는데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했으면 좋겠고, 그래서 명실상부 타이거즈 왕조를 이룩해 주시기 바란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