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정말 잘하고 싶어요" 수없이 되뇌었지만…끝내 펼치지 못한 재능, '천재 유격수'에게 3번째 기회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11.06 06: 20

“야구 정말 잘하고 싶어요.”
앞으로 기회가 많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절실하게 임했다. 덕아웃에서도 훈련을 마치고 “야구 정말 잘하고 싶다. 잘 안돼서 속상하다”라며 되뇌이며 자책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학주(34)에게 남은 시간은 정말 없었고 노력의 질과 양을 증명하지 못한 채, 방출 당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OSEN DB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OSEN DB

이학주는 지난 5일, 롯데가 발표한 방출 명단에 포함됐다. 투수 이인복(33) 임준섭(35), 오선진(35)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롯데 유니폼을 벗게 됐다.이학주는 ‘천재 유격수’로 불리면서 충암고를 졸업한 뒤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향했다. 2009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115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계약금을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하지만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 됐고 대망의 메이저리그 콜업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2루 수비 과정에서 상대 주자의 과격한 태클에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콜업이 무산됐다. 이후 이학주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둥지를 옮겼지만 결국 빅리거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후 해외 유턴파 자격으로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을 받고 KBO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OSEN DB
2019년 데뷔 첫 해 118경기 타율 2할6푼2리(385타수 101안타) 7홈런 36타점 43득점 15도루 OPS .701의 성적을 남기며 연착륙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며 후보로 밀려났다. 의도치 않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그러다 2022시즌을 앞두고 투수 최하늘과 2023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맞바꿔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주전 유격수가 필요했던 롯데는 트레이드 시장을 물색했고 결국 이학주를 데려왔다. 
하지만 이학주의 커리어는 롯데에서도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2022년 첫 해 91경기 타율 2할7리(232타수 48안타) 3홈런 15타점 29득점 OPS .565의 성적에 그쳤고 2023년에에는 104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2할9리(110타수 23안타) 3홈런 13타점 22득점 OPS .596에 그쳤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OSEN DB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도 자청하면서 재기를 위해 발버둥 쳤다.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 초에는 이런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는 듯 했다. 3월 31일 NC전 5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이후 고감도 타격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1군과 2군을 오갔고 결국 7월 12일 사직 KT전을 마지막으로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결과는 초라했다. 한국 복귀 이후 가장 적은 경기에 나섰다. 43경기 출장해 타율 2할6푼3리(95타수 25안타) 2홈런 4타점 OPS .609의 기록만 남긴 채 롯데를 떠나게 됐다.
삼성 시절 막판 워크에씩 논란으로 방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는 달랐다. 이학주는 절실하게, 이전보다 진지하게 야구에 임했다. 자신을 둘러싼 편견을 벗기 위해 부지런히 땀을 흘렸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갖고 있던 잠재력을 모두 펼치지 못했다. ‘천재 유격수’라는 칭호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했다. 그러나 언제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수없이 자신을 향해 되뇌었던 다짐을 현실로 이뤄내지 못했다.
아직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에는 이른 나이. 과연 이학주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OSEN DB
이학주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3년 간 뜨겁고 과분한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습니다”라며 “최고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부산 롯데 자이언츠 팬분들 앞에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자이언츠 관계자 분들 또한 팀메이트 선배님 동기 후배님들 한테도 같은 팀에서 3년 간 짧았지만 너무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화이팅!”이라고 적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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