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샐러리캡(경쟁 균형세)에 발목이 잡혀 FA 시장에서 움직임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LG는 팀내 선수 중 투수 최원태가 FA 자격을 취득해 신청했다. FA 승인 선수 20명 중에서 투수 최대어로 꼽힌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베팅을 하지 못 할 수 있다.
LG는 최근 팀내 FA 선수는 웬만하면 다 잡는다는 기조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적극적인 스탠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차명석 단장은 “샐러리캡하고 연동이 되니까, 이제는 샐러리캡 안에서 금액이 맞으면 되는데, 샐러리캡이 넘어가 버리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KBO와 10개 구단은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위반시 제재금과 페널티가 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의 금액을 합산한 10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 2638만원이 샐러리캡 상한액으로 결정됐다.
2023시즌에는 10개 구단이 모두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았다. 두산이 111억 8175만 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썼다. 2014시즌 10개 구단의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12월 중에 발표될 예정.
차명석 단장은 “올해 우리가 (샐러리캡) 넘을 것 같다”며 “우승한다고 한 번은 넘겨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한 번 정도는 괜찮다고, 그런데 두 번 연속은 (넘기지) 하지 말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KBO는 지난 7월31일 열린 이사회에서 샐러리캡 상한액을 조정했다. 2025년 상한액을 현행 114억 2638만원에서 20% 증액한 137억 1165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기존 ‘샐러리캡'에서 ‘경쟁균형세’로, 위반 시 부과되는 ‘제재금’은 ‘야구발전기금'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2025년 연봉에 적용된다.
최원태(27)와 같은 해 입단한 비슷한 나이의 FA 선발투수 엄상백(28)이 지난 8일 한화와 4년 78억 원 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세부 조건을 보면 계약금 34억 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 원, 옵션 11억 5000만 원이다.
엄상백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56⅔이닝을 던지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159개를 기록했다. 2022년 11승(2패)에 이어 2번째 10승 시즌이었다.
최원태는 올해 24경기(126⅔이닝)에 등판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 탈삼진 103개를 기록했다. 6월초 허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재활을 하면서 등판 경기 수가 적었다. 최원태는 2017~1019년 3년 연속 10승을 기록했고, 최근 4시즌 동안 3차례 9승을 기록했다. 최원태는 엄상백의 계약 규모 이상을 바랄 것이다.
LG는 올해 5선발 손주영이 첫 풀타임 선발 시즌에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9승(10패) 평균자책점 8위(.3.79)를 기록했다. 임찬규는 포스트시즌에서 '빅게임 피처'로 한 단계 올라섰다. 내년 시즌 중반에는 이정용이 상무에서 제대하고 복귀한다. 팀내 선발 상황이 최원태와 FA 협상에 영향을 미칠까.
차명석 단장은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 선수 보강은 누가 있든 간에 보강해야 되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샐러리캡 계속해서 넘길 수는 없다. 2번 연속 넘기면 지명권이 날아간다. 그게 가장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샐러리캡을 초과해 계약하는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2회 연속 초과하게 되면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야구발전기금'으로 납입하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LG는 2022시즌이 끝나고 팀내 FA였던 채은성이 한화(6년 90억원)로, 유강남이 롯데(4년 80억원)로 떠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샐러리캡 도입을 앞두고 팀 연봉이 높아 붙잡을 여력이 없었다. 베팅 금액에서 상대가 안 됐다. 두 선수를 놓친 LG는 박동원을 4년 65억원에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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