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은 '궁' 이후 18년 만에, 정유미는 '연애의 발견' 이후 10년 만에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로 로맨틱 코미디 갈증을 달래줄 전망이다.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극본 임예진, 연출 박준화, 약칭 '사랑은 외나무') 측은 18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에 위치한 라마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주지훈, 정유미, 이시우, 김예원과 박준화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 분)과 여자 윤지원(정유미 분)이 열여덟의 여름 아픈 이별 후, 18년 만에 철천지 원수로 재회해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조선로코-녹두전'의 임예진 작가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시리즈 등으로 호평받은 박준화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주지훈과 정유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정통 로맨틱 코미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주지훈은 지난 2020년 배우 김혜수와 로맨스가 가미된 드라마 '하이에나'에 출연하기는 했으나 로코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드라마 데뷔작인 2006년 '궁' 이후 처음이다. 정유미 또한 2014년 '연애의 발견' 이후 10년 만에 로코 여자 주인공으로 시청자 앞에 서게 됐다.
주지훈은 "'하이에나'도 있고 '결혼전야'도 있는데 왜 로코가 '궁' 이후 처음이라고 하냐는 분들이 있더라. 저는 조금 더 세분화 해서 생각했다. '하이에나'는 법정물에 로코가 섞였고 '키친'도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궁'도 로코가 주 장르라고 보기 어려웠다. '궁'은 판타지가 들어갔다. 한국에 없는 입헌군주제라는 설정이 들어가 있었다. 그렇다 보니 리얼리티 감정, 일상에 발을 붙인 느낌이 아니었다"라고 오랜만에 로코 장르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런데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는 일상의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또 이사장이라는 직업은 있지만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가는데 굉장히 일상적이지 않나. 그게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요즘 경기도 안 좋고 겨울인데 제가 드라마를 봤을 때 스케일이 엄청 크진 않았지만 아주 일상적이고 공감하기 쉽고 위트있는 작품들로 보였다. 보는 분들이 누군가는 맥주, 음료, 과자를 먹으면서 위트 있게 호흡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마음으로 촬영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주지훈은 "그동안 액션은 이번 작품을 위한 게 아니었나 싶더라"라고 웃으며 "감독님께도 액션 제안을 하면서 수위를 조절했다. 저희끼리는 재미있었다. 사람을 때리는 액션이 아니라 몸이 통통 튀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추운 겨울에 전기장판, 귤, 따뜻한 핫팩 같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정유미는 '연애의 발견' 이후 첫 로코에 대해 "벌써 10년이 흘렀다. 10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라는 외피를 두른 장르의 드라마를 하게 됐다. 감독님과 대본을 봤을 때 재미있었다. 처음에 어떤 드라마를 만들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감독님이 촬영하는 동안 힐링하고 싶다고 하셨다. 힘들긴 했지만 처음에 그런 말씀 해주셔서 저도 거기에 많이 동의가 됐다. 저도 오랜만에 일상적이고 편안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쉽진 않았지만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연애의 발견' 이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로코퀸'으로 불리는 점에 대해 "여전히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이 드라마에서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더 많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솔직히 말하며 이전 역할들인 주열매와 한여름은 연애의 경험이 많았다. 윤지원은 연애 경험이 없는 것 같다"라며 "다른 '로코퀸' 분들과 여전히 같이 오르내려서 감사하지만, 저는 아직 보여드릴 게 더 많이 남았다"라고 눈을 빛냈다.
이런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주지훈은 "재미있었다. 저희가 존댓말은 하지만 나이 차이도 거의 안 나고 대기시간에도 툭탁툭탁하면서 티키타카가 있었다. 석지원, 윤지원과 비슷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유미 역시 "저도 지훈 씨 영화, 연기 인상 깊게 봤다. 먼저 캐스팅 돼 있을 때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설렜다. 그러면서 시작한 이 드라마가 감독님 포함해서 많은 스태프 분들 도움 받아서 열심히 촬영헀는데 편집과 좋은 음악들이 좋은 케미스트리를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해서 저 또한 방송이 기다려진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소년시대'에서 진정한 아산 백호로 눈도장을 끈 이시우가 체육교생 공문수 역으로 '연하남'의 면모를 보여준다. 여기에 '환승연애' 시리즈에서 탁월한 공감능력을 보여준 김예원이 수학교사 차지혜 역을 맡아 석지원에 대한 짝사랑과 윤지원과의 18년 우성 사이 고민한다. 이들 외에도 김갑수, 이병준, 김정영, 전혜진, 김재철, 백현주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해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이시우는 '윤지원 바라기 MZ 교생' 공문수로 활약한다. 그는 "전사를 이야기하면 너무 큰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라면서도 "문수는 키워드에 맞게 MZ 세대다. 갖춰진 옷을 입지 않고, 어떻게 보면 난해할 수 있는 옷을 입고 등장한다. 그리고 정말 일편단심 윤지원만 바라본다. 강아지처럼 '당신이 웃으면 난 좋아'라면서 끝까지 쫄래쫄래 쫓아다니는 친구"라고 말해 소위 '대형견 댕댕미'를 기대하게 했다.
또한 이시우는 "운동선수보다 밝고 유쾌하고 귀여운 느낌을 내보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의상에도 도움을 받고 헤어스타일에도 히피펌을 했다. 난해한 느낌을 해도 뭔가 이상한데 귀엽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지훈이 전기장판, 귤, 핫팩에 캐릭터의 매력을 재치있게 비유한 것과 관련해 "문수는 시원한 이온음료 같은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김예원은 정유미와 반대로 '독목고 냉미녀' 차지혜 역을 맡았다. 김예원은 "'냉'까진 모르겠다"라면서도 "원래 콘셉트에 '냉미녀'는 없었다. 그런데 윤지원의 진심 어린 친구이면서도, 석지원을 짝사랑하는 마음이 설득력 있게 드러나려면 속내가 드러나지 않고 차가운 톤으로 연기를 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냉' 키워드를 붙여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짝사랑 고백에 대해 "그런 순간도 찾아오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또 마음이 아파온다"라고 웃으며 "고백을 한다고 짝사랑이 쌍방 통행이 되는 건 아니다.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런 지혜의 모습이 석지원과 윤지원 두 사람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예원은 "18년 동안 짝사랑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혜가 미운 행동을 하면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이 있어도 한 사람을 바라본 오랜 마음의 깊이가 그나마 매력적으로 보여졌음 좋겠다"라고 말했다.
작품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은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에 대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와 스토리가 비슷하다. 대본을 보고 가장 먼저 개인적인 느낌은 굉장히 큰 '힐링'을 받았다는 거다. 어찌 보면 어릴 때 모습이 대본에 많이 투영돼 있다고 느꼈다. 제가 느낄 땐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관계 이야기를 다룬다. 윤지원과 석지원이 어릴 때와 현재에 다시 만나면서 조금 더 현실적인 관계의 모습으로 두 집안을 화합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추억과 아련한 관계의 애틋함이 잘 드러난 드라마"라고 자평했다.
주지훈은 '윤지원 한정 하찮은 이사장' 석지원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 각자 위치에서 몫이 있지 않나. '이사장' 하면 멋져 보여야 한다. 그런데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윤지원을 만나면 겉은 아닌 척 해도 과거의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게 나도 모르게 하찮아 보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맡은 역할 중 가장 웃음을 많이 유발한다. 이번에 많이 맞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정유미는 '독목고 미친개'라는 윤지원의 키워드에 대해 "조금 더 소리를 지르고 싶었는데 못 질렀다. 아쉽다"라며 웃었다. 그는 "석지원만 보면 처음엔 화가 많이 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며 캐릭터 윤지원에 대해 "화가 없었는데, 석지원이 나타나자 마자 어렸을 때처럼 화가 있던 상황으로 겹쳐진다. 잊고 산 지 오래됐는데 18년 만에 나타나서 반가울 줄 알았는데 화가 많이 난다"라고 설명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박준화 감독은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주지훈 씨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자답도 위트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 와중에 익살스러운 표정들이 있는데, 이 사람이 진지할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제가 평소에 호감 갖는 배우라 한번 해보고 싶었다. 막연하게 만나서 대화를 해보니까 제가 생각한 것보다 순수하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야는 좀 귀엽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조금 더 귀여운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유미 배우도 예전에 '김비서' 때 카메오로 출연해주신 적이 있다. 본인은 안 좋아하지만 귀여웠다. 로맨스적인 감성을 잘 드러내는 표정연기가 두 사람 조합에 어떤 형태로 표현될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더불어 촬영을 하면서 유미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사랑스럽다. 싫어하는 단어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두분과 함께 하는 게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우 씨는 '환혼' 할 때 한 번 나왔다. 절대고수 역할로, 예원 씨도 어떤 기회에서든 다시 만나 하고 싶었다. 그 18년 동안 한 사람을 좋아하고 자기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운 관계 안에서 윤지원과 친하고 그런 관계에서의 디테일이 굉장히 어려운데 그 부분을 잘 표현해줘서 드라마를 보시면 네분의 조합이 잘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네분과 함께 하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tvN 토일드라마가 '눈물의 여왕' 이후 '정년이'까지 계속해서 흥행을 거두고 있는 상황. 박준화 감독은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즐겁게 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부담보다는 이 드라마를 제가 졸라서 하게 됐던 드라마였다. 거기다 즐겁게 마무리하면 즐겁게 보실 수 있는 형태의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부담보다는 이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와 장르 안에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힐링하면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노력하며 재미있게 만들었다"라고 했다.
주지훈 역시 "'정년이' 너무들 잘하더라. 재미있게 봤다. 대단했다. 한국 콘텐츠 잘 된다는 거 너무너무 축하할 일이다. 저희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만 속설인지 데이터가 있는건지 모르지만 전작이 잘 되면 시청자 관심이 넘어온다고 하는데 그걸 바라마지 않는다. 도와달라"라고 말했고, 정유미 역시 "'정년이' 막방 보며 많이 울었다. 너무 부러웠다. 너무 수고하셨다. 존경스럽다. 저도 매란 국극단 연구생이 되고 싶다"라고 거들었다.
무엇보다 박준화 감독은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의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 "저는 코믹, 로맨스라는 부분이 이 드라마에서는 기본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제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어린 시절의 아련함을 떠올리면서 한번 돌이켜서 이 드라마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느껴지고 스토리에서 흐름 안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거다. 그 부분이 차별화다. 더불어 이사장으로 오긴 하지만 하찮은 석지원이라, '김비서'의 극단적인 부회장 포스와는 다르게 시간이 꽤 지난 상태에서의 순수함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을 받아들이는 윤지원의 모습도 저는 꽤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주지훈은 정유미와의 로맨틱 케미스트리에 대해 "제 생각이다. 저희 아역 분량이 많다. 시청자 분들께서 저희의 과거를 대사나 이야기로 듣는 게 아니라 그들의 모습과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신다. 그 감정을 그대로 가져오는 상태에서 인사이드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모두가 공감할 거라 생각됐다. 우리 안엔 다 소년과 소녀가 있다. 여전히 자라지 않는 순수함이 있는데 석지원과 윤지원의 관계에서도 싸움이라고 표현할까 티키타카라 할 때 미워보이지 않고, 어떤 때는 귀여워보이고, 어떤 때는 응원하게 될 수도 있고 본인들의 각자의 스토리에 있던 관계들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지난 17일 종영한 '정년이'의 후속으로 오는 23일 오후 9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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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