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맞대결을 '손오공' 캐릭터로 표현한 포스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19일(한국시간) 중국 샤먼시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C조 6차전에서 맞붙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일본의 승리. 일본은 전반 39분 오가와 고키에게 선제골, 전반 추가시간 이타쿠라 고의 추가골, 후반 9분 오가와의 쐐기골로 3-1로 중국을 압도했다. 중국은 0-2로 뒤진 3분 린량밍이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결국 일본을 넘지 못했다.
중국전 1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간 일본은 5승 1무를 기록, 압도적 조 선두를 유지했다. 일본에 이어 호주(승점 7),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이상 승점 6)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반면 3연승이 좌절된 중국은 승점 6(2승 4패)에 머물면서 최하위 탈출 기회를 놓쳤다. 중국은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바레인을 잇따라 꺾어 상승세를 탔으나 안방에서 일본을 넘지 못했다.
결과를 떠나 이 경기를 예고하는 포스터가 소셜 미디어(SNS)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 축구 팬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이 포스터는 '오공2'라는 큰 제목 아래, 중국과 일본의 두 번째 맞대결을 예고하며 경기 날짜와 시간, 장소가 나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포스터에 등장하는 두 캐릭터가 모두 '손오공'이라는 것이다. 등을 진 채 하늘을 보고 있는 이는 중국 고전인 '서유기' 주인공 손오공이다. 원숭이 왕인 손오공이 삼장법사, 저팔계, 사오정과 함께 서천(인도)으로 향하는 여정을 그렸다.
하늘에 떠 있는 이 역시 '손오공'이다. 일본 도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이다. 서유기가 모티브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 하나로 유명하다.
각각 중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통해 양 국가의 축구 맞대결이 펼쳐진다는 것을 표현했다. 여기에 "패할 수는 있어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는 문구도 돋보였다. 일본의 실력을 인정하는 중국의 도전 정신을 담은 것이다.
이 포스터를 본 SNS에서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내세워 대표팀의 맞대결을 표현한 것은 물론 강한 일본을 상대로 도전에 나선 중국의 의지까지 잘 드러냈다는 평가다.
현실에서는 이와 달리 중국 팬들과 선수들은 비매너 축구로 비난을 받았다. 중국 관중은 일본 국가 제창 때 야유를 쏟아내 상대국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았다. 경기 중에는 난입자까 발생했나 하면 레이저 포인터가 일본 선수들을 향해 플레이를 방해했다.
중국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일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친 모습도 보였다. 일부 팬들은 '쿵푸 축구'라며 중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서포터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은 존중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규칙 안에서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서로 존중의 의미에서도 국가 제창 시 야유는 자제했으면 한다"고 덧붙여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이어 "레이저는 다른 경기에서도 경험했다. 하지만 눈에 맞을 경우 선수들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면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과도한 응원은 물론 이런 행위들은 중단됐으면 한다"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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