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성재가 홀연히 세상을 떠난 지 벌써 29년이나 흘렀다. 그의 죽음메 대한 미스터리는 여전한 까닭에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은 더욱 먹먹해진 심장을 부여잡고 있다.
이현도와 함께 듀스로 가요계를 장악했던 김성재는1995년 듀스 해체 이후 그해 11월 19일 SBS '생방송 TV가요 20'에서 솔로곡 ‘말하자면' 데뷔 무대를 가졌다. 하지만 다음 날 호텔 숙소에서 돌연 숨진 채 발견돼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당시 그의 나이는 꽃다운 23세.
경찰은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으로 사인을 추측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채내에서 동물 마취제인 졸레틴이 검출됐고 당시 여자 친구가 살인 혐의 용의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용의자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것과 달리 2심과 최종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결국 고인의 죽음은 의문사로 종결됐고 29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고 김성재의 의문사에 대한 방송을 여러 차례 준비했지만 전 여자 친구 측이 무죄를 강조하며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내 지금까지도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족들과 팬들은 끊임없이 김성재의 사망사건에 의심을 품었다. 23살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고인을 위해 매년 추모 행사를 열며 고 김성재와 그의 음악을 떠올리고 있다.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잠들어 있는 고인의 추모비 앞에서 생일파티를 여는가 하면 고인의 사망사건 재수사를 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쏟아지곤 했다.
하지만 눈을 감아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있는 김성재다. 지난해 2월,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40대 여성 A씨는 고 김성재의 묘역을 무단으로 훼손하며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한 매체를 통해 “누군가 주술을 걸어 하늘에서도 김성재를 힘들게 만들고 있어 묘역에 있는 물품을 처분한 것”이라고 말한 걸로 알려졌다.
다행히 가족들과 팬들의 힘으로 다시 고인의 보금자리가 꾸며졌다. 당시 고인의 모친은 개인 SNS를 통해 “깨끗하게 전부 버려버린 쓸쓸했던 곳에 앙증맞은 꽃과 천리향 나무가 심겨졌다. 우체통과 벤치와 작은 의자. 조금씩 또 예쁘게 가꿔지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라고 알린 바 있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흘렀고 김성재의 29주기가 돌아왔다.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물음표로 남아 있는 김성재의 죽음. 떠난 자의 한과 남겨진 자들의 의문을 해소할 그 날이 언젠가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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