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선수 출신 감독이 될까.
스페인 '레볼보'는 20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재계약 대신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라면서 "그 주인공은 구단 유스 출신이자 팀 레전드인 페르난도 토레스 아틀레티코 B 감독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틀레티코의 시메오네 감독은 유럽 빅리그 감독 중 가장 오래 한 팀을 지휘하고 있다. 2011년부터 아틀레티코의 감독으로 최고의 성적을 내면서 팀 그 자체가 됐다. 유럽 무대 정상에 서진 못했으나 리그 정상 등 아틀레티코를 라리가 빅3로 만들었다.
단 시메오네 감독 체제도 종료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시즌 엄청난 영입을 했지만 여전히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2강에 비해 밀리는 모습이다. 워낙 팀 레전드인 감독이라 경질은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신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레볼보는 "아틀레티코는 시메오네 이후를 보고 있다. 만약 시메오네의 계약이 종료된다면 재계약 대신 이별을 택할 계획이다"라면서 "후임 감독의 1순위는 토레스 아틀레티코 B군 감독이다. 여러 후보가 있지만 그가 최고 후보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는 토레스는 아틀레티코, 리버풀, 첼시 등에서 활약했던 스페인 국적 공격수로 지난 1995년 아틀레티코 유소년팀에 입단, 2001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02-2003시즌 리그 29경기에 출전해 13골을 기록하며 스페인 최고 유망주로 떠오른 그는 차근차근 득점 수를 늘려갔고 이를 눈여겨본 리버풀이 당시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토레스를 영입했다.
리버풀 시절 토레스는 팀의 상징이었던 스티븐 제라드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국내에선 두 선수의 앞글자를 따 ‘제토라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제라드와 토레스는 2007년 7월부터 2011년 1월까지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들은 총 117경기를 같이 뛰었으며 24골을 합작했다.
이후론 내리막길이었다. 2010-2011시즌 첼시로 이적하며 파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는 리버풀 시절 화끈한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72경기에서 기록한 골은 리버풀 시절의 반토막 수준인 45골. 토레스는 AC 밀란을 거쳐 2016년 다시 아틀레티코로 돌아왔다.
아틀레티코에 복귀한 토레스는 다시금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젊은 시절 보여줬던 폭발적인 속도는 없었지만, 자신을 키워준 아틀레티코 품으로 돌아온 토레스는 복귀 첫 시즌 리그 19경기 3골을 시작으로 두 번째 시즌인 2015-2016시즌 공식전 44경기에서 12골 5도움을 올렸다.
2016-2017시즌 45경기에서 10골 6도움, 2017-2018시즌 45경기 10골 2도움을 기록한 그는 2017-2018시즌 종료 후 일본 사간 도스로 이적, 일본에서 축구화를 벗었다. 이후 토레스는 빠르게 지도자 커리어를 밟았다. 2021년까지 사간 도스에서 고문으로 일한 그는 2021년 아틀레티코 B팀의 코치로 고향 마드리드에 돌아왔고 이후 아틀레티코의 유소년팀 후베닐A에서 감독을 맡았다.
어느덧 만 40세가 된 토레스는 스페인 3부 리그에서 경쟁하는 아틀레티코 B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난 집에 있는 듯 편안하다. 새로운 단계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 "지속해서 배우는 한 해가 되고 있다. 다가오는 도전에 맞서고 책임감을 첫 번째 가치로 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토레스는 한 시즌만에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데포르티보 등 여러 팀에서 감독 제안을 받았으나 토레스는 잔류를 택했다. 이는 어느 정도 미래에 대한 암시가 있다는 증거. 과연 토레스가 아틀레티코 감독으로 화려하게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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