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가 KT 위즈와 재계약 협상 중인 멜 로하스 주니어를 노리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또 나왔다. 과거 한신 타이거스 시절 뼈아픈 실패를 맛봤지만, 올해 KBO리그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며 다시 주가를 올린 모습이다.
일본 매체 ‘코코카라’는 30일 ‘한국 프로야구에서 부활한 로하스가 NPB로 복귀?’라는 제목의 기사 아래 “과연 로하스의 일본야구 재도전은 실현될 것인가. 올 시즌 KBO리그 KT 위즈에서 뛰었던 한신 출신 로하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2020시즌 KBO리그 MVP 출신인 로하스는 이듬해 일본 한신과 2년 계약하며 NPB에 진출했지만, 일본 투수 적응에 철저히 실패하며 좌절의 시간을 보냈다. 첫해부터 코로나19로 취업비자 발급이 제한되며 4월에서야 일본 입국이 이뤄졌고, 5월 뒤늦은 데뷔와 함께 21타석 연속 무안타라는 불명예를 비롯해 60경기 타율 2할1푼7리 8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 또한 89경기 타율 2할2푼4리 9홈런 27타점으로 반전에 실패했다.
로하스는 일본을 떠나 멕시코리그,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전전하다가 지난해 12월 한국 유턴을 결정, 총액 90만 달러에 친정 KT와 계약했다.
계약 당시 로하스를 향한 물음표가 많았던 게 사실이었다. 로하스가 MVP를 거머쥔 건 계약 시점 기준으로 무려 4년 전의 일. 이후 한국야구보다 한 수 위인 일본야구를 경험했다고 하나 2년 동안 뼈아픈 실패를 겪었다. 일본 투수들의 예리한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하며 타격 밸런스마저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로하스는 로하스였다. 올해 KT 리드오프를 맡아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 타율 3할2푼9리 188안타 32홈런 112타점 108득점 장타율 .568 출루율 .421 OPS .989로 부활한 것. 득점, 출루율 2위, 안타, OPS 4위, 타점 5위, 장타율 6위, 홈런 공동 6위, 타율 7위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을 독식, 2024 KBO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유력 수상자로 언급되고 있다.
일본 코코카라는 “34세인 로하스는 KT 위즈에 복귀한 2024시즌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타율, 홈런, 타점 부문에서 리그 톱10에 들었고, MVP를 수상한 2020년 이후 부활을 완수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미국 ‘MLB인사이더’의 마이크 로드리게스 기자는 “일본프로야구 2개 구단과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구단이 로하스 영입을 노리고 있다”라며 로하스가 NPB 복귀를 비롯해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2025시즌 거취를 고민 중이라는 SNS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일본 현지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코코카라는 “로하스는 일본에서 실패한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한신에서 2년 동안 통산 타율 2할2푼 17홈런 48타점 OPS .697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합류가 늦어진 영향도 있었지만, 로하스는 당시 ‘일본 투수는 절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는다.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다’라며 일본 투수에 대응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구단의 관심은 KT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재점화된 이야기다. 로하스에게 다시 눈이 쏠린다는 건데 그 실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라며 “올해 그는 2020년 전성기 못지않은 타격을 펼쳤으나 일본을 떠난지 2년이 지났고, KBO리그에서 잘한 건 1년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 복귀는 분명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바라봤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로하스는 현재 KT와 순조롭게 2025시즌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KT는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일찌감치 로하스 재계약을 스토브리그 핵심 과제로 삼고, MVP 출신 외국인타자와의 동행 연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코코카라는 “로하스의 KT와의 재계약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구단도 선수도 서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밑에서의 교섭 상황을 봐도 NPB 구단이 개입할 여지는 없는 거 같다”라며 로하스의 KT 잔류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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