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우승을 놓친 김판곤 울산 HD 감독이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울산 HD는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울산은 전반 막판 주민규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들어 정재희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연장 후반 김인성에게 결승골, 종료 직전 강현제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무릎 꿇고 말았다.
이로써 'K리그1 3연속 챔피언' 울산은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번에 코리아컵에서 우승했다면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대회 통산 2번째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포항은 대회 2연패이자 통산 6회 우승(1996, 2008, 2012, 2013, 2023, 2024)을 달성했다. 이제 전북, 수원삼성(이상 5회 우승)을 따돌리고 대회 최다 우승 '단독 1위' 타이틀을 손에 넣은 포항이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멀리 서울까지 와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송구하다. 선수들이 경기를 잘 시작했지만, 후반에 여러 가지 사고가 나왔다. 잘 대처했으나 마지막에 실점했다. 선수들은 끝까지 애를 썼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내년 코리아컵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울산은 베테랑 센터백 임종은이 후반 9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판곤 감독은 "갈비뼈에 부상이 있는 것 같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빠르게 울산으로 내려가 바로 체크를 해보려 한다"라며 이후 어깨 탈골 부상도 있었다. 후반 막판에 두 차례나 교체를 해야 했다. 선수들은 대처를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실점은 우리가 만회하려고 리스크를 택한 장면이었다. 아쉽지만, 선수들이 잘 회복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김판곤 감독은 다음 시즌 계획을 묻자 "국내 대회는 마쳤지만, 며칠 뒤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가 하나 남아 있다. 마지막까지 치르고 나서 정리해 보겠다. 다음달까지 하면 5달 정도 경험하면서 팀을 좀 파악했다. 다음 시즌은 ACLE 경기를 마치고 구상해 보겠다"라고 답했다.
앞선 미디어데이에서 박태하 포항 감독은 울산의 약점을 '노쇠화'로 뽑았다. 김판곤 감독은 이를 '노련미'라고 받아쳤지만, 결과적으로 울산은 후반 들어 에너지가 떨어지며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는 잘했다고 생각했다. 다만 더 득점을 해야 했다. 그것까지 잘하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ACLE에서도 그렇고 점유율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졌다. 경기를 지배할 때 역습에서 실점을 많이 했다. 더 분석하고 대비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라며 "(스쿼드 노쇠화는) 남은 경기 끝내고 정리를 해보겠다"
마지막으로 김판곤 감독은 "오늘 많은 팬분들이 와주셨다. 파란 물결이었다. 좋은 응원을 많이 받았다. 울산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송구한 마음"이라며 "반드시 팬분들께 승리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이번 경기를 발판 삼아 내년에는 꼭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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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