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의 사나이' 김인성(35)이 포항 스틸러스에 우승을 안긴 소감을 전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울산 HD를 3-1로 꺾으며 대회 2연패를 일궈냈다.
이날 포항은 전반 막판 주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정재희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그런 뒤 연장 후반 터진 김인성의 결승골과 종료 직전 나온 강현제의 쐐기골로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 시즌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이 됐다. 동시에 통산 6회 우승(1996, 2008, 2012, 2013, 2023, 2024)을 일궈내며 전북, 수원삼성(이상 5회)을 따돌리고 최다 우승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K리그1 3연속 챔피언' 울산은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번에 코리아컵에서 우승했다면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2번째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뒤 결승골의 주인공이 된 김인성. 수훈 선수로 선정된 그는 "밖에서 몸이 안 얼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이런 골이 나왔다"라며 "오늘 몸을 풀 때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분들을 보며 벅차올랐다. 라이벌 더비다 보니까 다른 경기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득점까지 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이 순간이 정말 감격스럽고, 기쁘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번 득점은 김인성이 친정팀 울산을 상대로 터트린 첫 골이었다. 그는 "보통 몸 담았던 팀으로 이적하면 세리머니를 자중한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럽고 벅차오르는 감정이었다. 정말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라며 득점 순간을 되돌아봤다.
김종우가 정확한 크로스로 김인성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김인성은 "종우한테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포항에 내려가면 맛있는 거 많이 사주려고 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주민규가 선제골을 넣은 뒤 포항 팬들 앞을 산책했다. 그는 해리 케인의 시그니처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이를 벤치에서 지켜봤던 김인성은 "좀 그랬다. 포항 팬들 열심히 응원하는데 기분이 안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득점하고서는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감독님에게 달려갔다. 감독님도 정말 고생이 많으신 걸 알고 마음이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사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포항을 바라보는 시선은 걱정과 우려였다. 김인성도 "처음엔 선수가 많이 바뀌어서 내가 이적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빨리 적응을 돕고 호흡을 맞춰야 해서 어려웠다. 솔직히 개막 전엔 강등당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많이 걱정됐다"라고 솔직 고백했다.
그럼에도 결과로 증명해낸 포항. 김인성은 "하지만 감독님의 새로운 전술을 입혀서 리그 첫 승을 거뒀고, 패배하지 않으면서 1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우리가 강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파이널 A까지 잘 가고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지난 한 해를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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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