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단기 유학을 발판 삼아 부활한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6년 만에 황금장갑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42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KIA 타이거즈 통합우승을 이끈 최형우(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강백호(KT 위즈)를 넘어서야 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지명타자 부문은 규정타석의 ⅔인 297타석 이상을 지명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야 후보 자격이 주어진다. 올해 지명타자로 368타석을 소화한 두산 홈런타자 김재환은 최형우, 강백호와 함께 나란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22시즌 4년 115억 원 FA 계약 이후 부진을 거듭한 김재환은 2024시즌에 앞서 절치부심을 외치며 지옥훈련을 자청했다. 이례적으로 이천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맨투맨 특별 지도를 받았고, 곧바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해 지난해 손아섭(NC 다이노스)의 생애 첫 타격왕을 도운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타격폼 및 이론을 재정립했다. 김재환에게 오프시즌 휴식은 사치였다.
지성이면 감천이었을까. 김재환은 FA 계약 3년차를 맞아 잠실 거포의 위용을 되찾았다. 시즌 136경기 552타석을 소화, 타율 2할8푼3리 134안타 29홈런 92타점 78득점 장타율 .525 OPS .893를 기록하며 홈런, 장타율 8위, OPS 10위 등 장타 부문 각종 상위권 지표에 이름을 올렸다. 2023시즌과 비교해 2루타(15개→28개), 홈런(10개→29개), 장타율(.331→.525)이 나란히 급증했다.
김재환은 개인 통산 2개의 골든글러브를 보유하고 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비롯해 37홈런을 때려낸 2016년 감격의 첫 골든글러브(외야수)를 거머쥔 뒤 홈런왕, 타점왕, 정규시즌 MVP를 석권한 2018년 두 번째 골든글러브(외야수)를 차지했다. 김재환은 오는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로는 처음으로 통산 세 번째 황금장갑 수상에 도전한다.
김재환이 지명타자 골든글러버가 되기 위해선 2명의 경쟁자를 넘어서야 한다.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지명타자 부문 후보가 압도적으로 적은데 김재환을 포함 3명의 기록이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최대 경쟁자는 올해 42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KIA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선 최형우다. 최형우는 116경기 타율 2할8푼 119안타 22홈런 109타점 67득점 OPS .860으로 활약하며 타점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린 터. 경기수는 116경기로 가장 적지만 지명타자 타석은 415타석으로 강백호(497타석)에 이어 2위다. 여기에 우승 프리미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강백호 또한 지명타자 부문의 유력한 수상자로 꼽히고 있다. 올해 3명 가운데 지명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 144경기 타율 2할8푼9리 159안타 26홈런 96타점 92득점 OPS .840을 남겼다. 홈런과 득점 부문에서 공동 10위에 올랐고, 지명타자 부문 후보 중 타율, 득점, 안타, 도루가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2024 KBO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오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강정호 스쿨 2호 성공사례’ 김재환이 쟁쟁한 후보들을 넘어 골든글러브로 땀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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