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성장 중인 데얀 쿨루셉스키(24, 토트넘 홋스퍼)가 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에 비견되는 영광을 안았다. 물론 팀 선배가 내놓은 평가이기에 팔이 안으로 굽었겠지만, 엄청난 칭찬임에는 틀림없다.
영국 '팀 토크'는 1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에이스 쿨루셉스키는 '전성기' 메시와 비교됐다. 제이미 오하라는 이제 토트넘이 '월드클래스' 스타를 보유하게 됐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출신 오하라는 후배 쿨루셉스키에게 극찬을 보냈다. 그는 '그로스베너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토트넘은 지난 주말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쿨루셉스키가 월드클래스 경기력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축구의 신' 메시의 이름까지 언급됐다. 오하라는 "마치 전성기 시절 메시를 보는 것 같았다. 그는 항상 시티를 상대로 발전한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맨시티전 멀티골을 터트린 제임스 매디슨 칭찬도 잊지 않았다. 오하라는 "매디슨도 많은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그는 훌륭했다"라며 "솔직히 매디슨은 올 시즌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힘든 시기를 보냈고, 팀에서 제외됐다. 이번엔 훌륭하게 경기 템포를 이글었고, 이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그런 플레이를 한다면 토트넘이 지불한 이적료 가치가 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토트넘은 지난달 24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맨시티를 4-0으로 격파했다. 그 덕분에 토트넘은 연패를 끊어내고 6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매디슨이었다. 그는 전반 13분 쿨루셉스키의 얼리크로스를 정확히 마무리하며 생일 자축포를 터트렸다.
두 번째 골도 매디슨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번엔 손흥민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만든 골이었다. 전반 20분 손흥민이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뒤 잠깐 수비를 끌어당기고 센스 있는 리턴 패스를 내줬다. 공은 맨시티 수비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갔고, 매디슨은 골키퍼 키를 넘기며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토트넘은 후반 7분 손흥민의 패스부터 시작된 결정적 역습 기회에서 페드로 포로의 골로 3-0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브레넌 존슨의 득점으로 4골 차를 만들며 대승을 완성했다. 맨시티는 엘링 홀란을 중심으로 반격해 봤지만, 골대 불운까지 겹치면서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쿨루셉스키의 활약도 눈부셨다. 우측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그는 택배 크로스로 매디슨의 선제골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으로 맨시티 수비를 괴롭혔다. 측면에서 전방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올 시즌 제대로 알을 깬 쿨루셉스키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주로 측면 윙어로 뛰었고, 브레넌 존슨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느린 주력과 아쉬운 판단력이라는 단점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열심히 뛰고도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2024-2025시즌 쿨루셉스키는 다르다. 그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하며 한 단계 발전했다. 매디슨의 컨디션 난조로 꺼내 든 고육지책이었지만, 효과는 100%였다.
쿨루셉스키는 특유의 엇박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로 토트넘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 대신 '토트넘 에이스'라고 불리는 것만 봐도 최근 그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맨시티만 만나면 펄펄 날고 있는 쿨루셉스키다. 그는 최근 경기뿐만 아니라 10월 31일 맨시티와 EFL컵 맞대결에서도 2도움을 올리며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에도 맨시티전에서 1골 1도움을 터트리면서 극적인 3-3 무승부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쿨루셉스키는 이제 완전히 '맨시티 킬러'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맨시티를 상대로 통산 8경기 3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 1개에 달하는 기록. 맨시티전 20경기 8골 5도움을 터트린 손흥민보다도 높은 수치다.
엄청난 활동량도 쿨루셉스키의 큰 강점 중 하나다. 그는 지난 시즌 에버튼전에서 13.36km를 달리며 PL 한 경기 최고 기록을 세웠고, 올 시즌에도 경기당 달린 거리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쿨루셉스키보다 더 많은 스프린트를 기록한 선수는 단 9명뿐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쿨루셉스키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우연이 아니다"라며 "쿨루셉스키는 특정 레벨에서 일관되게 달릴 수 있는 진정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의 회복률은 엘리트 수준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정신력도 있다. 많은 선수들이 능력은 있지만, 피곤할 때 한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쿨루셉스키는 그냥 계속한다. 이는 그의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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