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동(31, 대구)의 결정적 한 방이 대구를 강등위기서 구했다.
대구FC는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충남아산FC를 상대로 치른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징야와 에드가, 이찬동의 골이 터져 연장 접전 끝에 3-1로 이겼다. 1차전에서 3-4로 패했던 대구는 합산 6-5로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극적인 승리였다. 대구는 세징야와 에드가의 골로 2-0으로 앞서 잔류가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페널티킥을 내줘 다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3분 만에 이찬동이 극적인 마무리 골을 터트려 승부를 끝냈다.
경기 후 만난 이찬동은 “나도 때리면서 ‘들어간 건가?’ 멍했다. 내가 공을 잘못 걷어내서 PK가 됐다. 강등될 위기다보니 너무 심적으로 힘들고 다리도 풀렸다. 골을 넣으니 꿈 같았다. 오늘 영화 찍은 기분이었다. 나도 이런 날이 오다니. 난 골 욕심도 없고 팀이 잘되기만 바라는 선수다. 이런 날이 언제 있을까 싶다”며 활짝 웃었다.
1차전 충격의 3-4 패배 후 대구는 각성했다. 고참 이찬동의 따끔한 지적이 있었다. 그는 “1-4를 밖에서 보는데 너무 화가 났다. 선수들이 추격하고 끝까지 막으려는 모습이 안보였다. 왜 포기하냐고 골 들어가기 직전까지 막자고 했다. 공격에서 너무 수비들이 놀고 있었다. 같이 올라가서 공격하자고 했다. 다행히 2차전에서 잘됐다”고 총평했다.
박창현 대구 감독 역시 “이찬동이 활기가 넘치는 선수다.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경기를 못 뛰어도 벤치와 라커룸에서 화이팅이 넘치는 선수다. 오늘도 제시간에 들어가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며 제자를 칭찬했다.
이찬동은 “승강경기가 너무 힘들더라. 내년에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우리 팀이 올해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결과도 안 따라왔다. 내년에 더 높은 곳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계약이 끝난 세징야와 에드가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이찬동은 “둘 다 무조건 있어야 한다. 저까지 노장들의 힘을 보여준 것 같다. 저도 계약이 끝나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년에 두 선수를 더 받쳐주겠다”고 응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