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이 별다른 활약 없이 경기를 마치자, 일부에서는 소속팀 토트넘이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을 맺는 데 부담을 느끼는 이유라고 진단하고 있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팀이 1-1로 비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무엇보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미미했다. 도미닉 솔란케가 병으로 귀가 조치되면서 갑작스럽게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어가 아니라 간간이 나섰던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아야 했던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왼쪽에 티모 베르너, 오른쪽에 브레넌 존슨과 함께 공격 라인에 섰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때린 슈팅이 상대 골키퍼 베른트 레노에 의해 막혔고 전반 19분 득점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손흥민의 활약은 이후 거의 없었다. 풀럼의 수비진이 토트넘의 측면을 적극적으로 봉쇄했고 손흥민 역시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만큼 연계에 더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영국 매체들은 대부분 손흥민에게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평점 6점을 주면서 "질병에 따른 솔란케의 부재로 공격수 포지션에 선 손흥민의 조용한 경기"라고 평가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 역시 6점을 줬고 "손흥민은 솔란케를 대체해 9번 포지션에 섰으나, 1분 만에 때렸으나 레노의 선방에 막힌 슈팅 외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그는 좌측 포지션에서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풋볼 런던'은 팀내 최저인 4점을 주면서 "초반에 몇 번 기회를 잡았지만 레노에 의해 모두 저지당했고, 그 이후로는 거의 기여한 바가 없었다"면서 "경기 주변부에 머물며 캡틴으로서 멱살을 쥐고 이끌어야 했지만 아주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고 혹평했다.
특히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스퍼스 뉴스'는 2일 "이날 풀럼전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경기력은 토트넘이 그와 새로운 계약을 망설이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또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은 시즌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손흥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과 재계약을 미루고 있다. 손흥민이 그동안 구단에서 쌓은 업적을 부정할 수 없지만 미래를 믿고 맡기기엔 나이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보는 것 같다. 에이징 커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과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주장 임무를 수행하면서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 여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번 시즌 그동안 보여줬던 날카로움을 잊은 듯 보인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향후 손흥민 중심으로 계속 팀을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토트넘이 장기 계약 대신 계속 1년 연장 옵션 발동을 밀어붙이는 빌미가 되고 있다.
그러자 손흥민을 원하는 클럽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강인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을 비롯해 바르셀로나,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등이 거론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글로벌 '트리뷰나'는 "구단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손흥민을 영입 후보에서 제외했다. 나이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선택지가 좁아든 느낌이다.
그럼에도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손흥민이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는 말에 "그런 말은 여러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면서 "핵심은 집중하는 것이고 손흥민은 그럴 것이다. 그는 그런 것에 사로잡혀 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의 득점자는 그런 문제에 치중하지 않는다. 손흥민이 그것 때문에 걱정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면서 "이미 지금 수준에서 매년 증명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선수들이 다양한 시기에 골을 넣지 못하는 시기를 겪는다"고 강조했다.
또 "중요한 것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지난 일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곧 손흥민이 골을 넣을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고 손흥민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표시했다.
손흥민은 그동안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왔다.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을 경기력으로 끝낸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의 부진과 함께 또 다시 화살이 손흥민에게 향한 만큼 이번에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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