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닝 크루'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러닝'이 유행하고 있다.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운동화만 갖추면 누구든지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러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닝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부상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부상이 생기면 이를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로 정상 컨디션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재활의학 전문의인 유재욱 원장과 박명현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런콥 감독이 제안하는 '러닝의 올바른 자세와 부상 탈출'에 대한 내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20대 회사원 A양은 무릎 앞부분의 통증 때문에 우울증이 올 지경이다. 무릎에 뻑뻑한 불편감이 항상 그녀를 괴롭혔다. 무릎을 구부릴 때면 ‘딱딱’소리가 나서 주위사람 눈치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이 불편감은 걸어 다닐 때는 잘 모르겠는데, 오히려 책상에 오래 앉아 있거나 운전을 오래할 때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평소 운동도 많이 하고 러닝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던 터라 나름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이렇게 무릎이 아파보니 괜히 우울해지고, 남들이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니 아프다고 하면 꾀병처럼 보일까봐 걱정도 된다.
병원을 찾은 A양이 받은 진단은 슬개골연골연화증이었다.
이 질환은 슬개골(무릎뼈)과 대퇴골 사이의 연골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긴 결과로, 연골이 물렁물렁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무릎을 구부릴 때 슬개골이 대퇴골의 레일 위를 제대로 활주하지 못하고 이탈하게 되면, 마치 기차가 탈선하듯이 뼈끼리 부딪히면서 연골이 손상되어 염증이 생긴다. 그래서 이 질환을 ‘슬개-대퇴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슬개골이 탈선되는 원인은 근육의 불균형이다. A양의 경우 과도한 러닝,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달리기를 하면서 무릎 주위 근육(대퇴사두근, 햄스트링, 엉덩이근육)에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결국 근육의 불균형이 왔다고 생각된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이 생기면 일단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이나 자세를 피해야 한다.
과도한 러닝이 문제라면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 강도를 낮추어야 하고, 만약 잘못된 자세가 문제라면 올바른 자세로 교정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무릎을 90도 이상 구부린 채로 있으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무릎을 30도 정도로 편 상태를 유지하면 통증은 개선된다. 연골이 손상되었다면 재생치료를 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근육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으면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근육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무턱대고 근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근육의 불균형은 근육의 위축 때문이 아니라, 근육의 손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강화운동보다는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로 손상된 근육을 풀어주면 좀 더 효과적이다.
A양은 대퇴사두근을 스트레칭하고 마사지를 통해서 근육 재활을 했다. 무릎의 안정성을 위해서 중둔근 강화운동을 했고 더 이상 무릎에 불편감이 없었다.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박명현 런콥 감독 / 유재욱 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리=홍지수 기자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