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입대 철회했지만, 의지 충분하다…'팔꿈치 재활' 김진욱의 2025년, 모두에게 분수령이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12.05 12: 40

쉽게 얻기 힘든 기회를 포기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대신 부상 재활과 2025년 도전 의지를 밝힌 김진욱(21). 롯데 자이언츠와 김진욱 모두에게 분수령이 될 시즌이다.
김진욱은 2024년 하반기 상무 야구단 모집에 최종 합격했다. 14명의 입대 선수 중 이름값으로는 뒤쳐지지 않았다. 김진욱 본인의 의지가 담긴 입대 계획이었다. 
그동안 김진욱은 입대를 원했지만 구단이 만류했다. 올해는 입대 의지가 강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특급 좌완 유망주 출신. 하지만 데뷔 3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병역 의무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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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병역 의무를 피할 수 없다. 최근에는 비교적 자리를 잡지 못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찍이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와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선택을 하고 있다. 예비역 신분으로 더 이상 경력 단절 없이 커리어를 이어가며 만개하는 사례가 많이 나왔다. 구단이 만류해도 선수가 원해서 군대를 가는 게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김진욱도 이런 케이스였다. 그런데 군 입대를 결정한 4년차 시즌. 김진욱은 비로소 무언가 보여주기 시작했다. 시즌 시작은 2군이었지만 2군에서 차분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고 5월부터 1군에 올라왔다. 그리고 한 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완주했다. 19경기 84⅔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직전까지 9이닝 당 볼넷이 7.9개에 달했는데 올해는 4.68개로 줄였다. 냉정하게 여전히 아쉬운 성적이다. 그래도 4년차 시즌에 잠재력을 조금씩 펼치기 시작했다. 
김진욱은 시즌이 끝나고 “하프 마라톤 정도 완주한 것 같다. 그래도 1군에 올라온 뒤 한 번도 안빠지고 끝까지 완주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면서 “시즌 중에 힘들긴 했다. 몇년 동안 선발로 던지는 선배들이 있는데 올해 대단하다고 느꼈다.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루틴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구나. 오나주했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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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 경기 속에서도 기복이 있었고 이를 줄이면서 이닝을 길게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내 생각을 확실히 정립하고 내가 잘하는 것을 하려고 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의 상무 입대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다. 시즌 막판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의 성장세를 인정하면서 상무 입대 여부에 대해서는 “시즌 끝나고 보면 알지 않겠나”라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상무 입대 시기가 다가왔고 김진욱은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팔꿈치 통증이 생겼다.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파열 부상을 당했다. 결국 김진욱과 구단은 논의 끝에 상무 입대를 철회하고 재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상무 입대에 완고했던 김진욱도 고민했고 입대 의사도 조금은 누그러졌다. 그동안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상무 입대 후 본격적으로 커리어의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올해 성과가 나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는 후문이다. 김진욱의 2025년 도전 의지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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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진욱은 2025년 재도전을 천명했다. 김진욱과 함께 상무 모집에 합격한 선수들은 지난 2일 충남 논산훈련소로 입대하며 군 생활을 시작했다. 
조금씩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유망주 투수의 군 입대를 철회한 것은 구단이 성적을 위해 달려가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선수의 의사도 있었겠지만 미래를 내다봤다면 병역 해결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롯데와 김진욱은 먼 미래보다는 당장 다가올 현재를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팔꿈치 수술 재활이 순조롭게 잘 끝나고 1군 선발진에서 좀 더 발전한다면 롯데에 더할나위 없다. 김진욱이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으로 병역 특례까지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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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김진욱의 재활이 늦어지거나 부진한 성적에 허덕인다면 김진욱과 구단 모두 낭패일 수밖에 없다. 구단의 병역 해결 구상이 완전히 꼬이게 되고 김진욱도 병역 미필 선수로 남은 채 1년을 허비하는 꼴이다. 김진욱과 구단 모두 분수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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