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꼴찌팀에서도 23승을 합작한 중남미 특급 듀오가 나란히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이적했다. 이들은 내년 시즌 프로야구 최고 외국인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공시한 2025년 보류선수 명단에 따르면 올해 키움 히어로즈 원투펀치를 맡아 정상급 기량을 뽐낸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아리엘 후라도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는 키움의 내년 시즌 방향성과 관련된 조치로, 현재가 아닌 미래를 준비하고자 2024시즌을 마친 뒤 일찌감치 이들과의 결별을 확정했다. 그리고 11월 26일 새 외국인타자로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외국인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 키움은 2025시즌 외국인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운영하는 유일한 구단이 될 전망이다.
시장으로 나온 헤이수스, 후라도의 인기는 예상대로 뜨거웠다. 올해 외국인투수 리스크를 겪은 복수 구단이 KBO리그 유경험자이자 에이스급 기량을 보유한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을 펼쳤고, 역시 예상대로 두 선수는 빠르게 새 둥지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헤이수스, 후라도 모두 2025시즌 대권을 노리는 팀의 일원이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헤이수스는 12월의 첫날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빛나는 KT 위즈와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계약했다. KT에 따르면 계약 조건은 인센티브 없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노옵션 풀 개런티다.
헤이수스는 2023시즌 총액 80만 달러(약 11억 원)에 키움 유니폼을 입고 30경기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171⅓이닝 70자책)의 경쟁력을 뽐냈다. 데뷔 첫해임에도 빠르게 리그에 적응한 뒤 단숨에 효자 외국인투수 타이틀을 얻었다. 탈삼진 2위(178개),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7위를 차지하며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수상자 후보에도 오른 상태다.
파나마 특급 후라도는 6일 올해 준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총액 1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헤이수스와 마찬가지로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풀 개런티다.
삼성은 "다양한 구종(5개)을 바탕으로 2024시즌 전체 땅볼 비율 3위(53.3%)에 오른 점이 홈구장에 적합한 강점이다. 다음 시즌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 활약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새 외국인투수로 후라도를 택한 이유를 전했다.
후라도는 2023시즌 총액 100만 달러에 키움과 계약, 첫해 30경기 183⅔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로 호투했다. 이에 힘입어 130만 달러(약 18억 원)에 재계약했고, 올해도 30경기 190⅓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용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후라도 역시 평균자책점, 탈삼진(169개) 4위에 올라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수상을 노리고 있다.
두 선수는 2024시즌 58승 86패(승률 .403) 꼴찌 수모를 겪은 키움에서 압도적 기록을 남겼다. 키움은 올해 팀 타율(2할6푼4리), 득점(672점), 홈런(104개), OPS(.717) 모두 꼴찌에 그쳤는데 후라도, 헤이수스 모두 그런 타선을 등에 업고 리그 정상급 외인으로 올라섰다. 신규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액이 없었다면 두 선수는 충분히 100만 달러가 훌쩍 넘는 거액을 거머쥘 수 있었다.
최하위팀에서도 각종 투수 지표의 상위권을 차지한 두 선수가 내년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 된 타선과 야수진을 등에 업고 KBO리그를 폭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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