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번 만남이 끝이었다.
FA 투수 최대어로 꼽힌 최원태(27)의 행선지는 소문대로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6일 "선발진 보강을 위해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최원태를 영입했다. 4년간 최대 총액 70억원의 조건이다"고 밝혔다. 최원태는 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최원태의 원 소속팀 LG는 FA 시장에서 불펜 투수 장현식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총액 36억원)에 영입했다. LG는 11월 중순 장현식을 영입한 이후에 최원태 에이전트와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상하지는 않고, 의례적인 첫 만남이었다. LG는 최원태를 붙잡으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없어 보였다. LG는 최원태가 시장에서 평가 받기를 바랐다.
LG는 이제 삼성이 보호선수 명단을 보내오면, 알짜 보상선수를 선택하는 일이 남았다. 최원태는 FA A등급이라 보상금으로 연봉 200%(8억원)와 보호선수 20명 외에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
21번째 선수로 불펜 투수 보강을 할 지, 야수진에서 괜찮은 백업 선수를 뽑을지는 보호선수 명단을 받아보고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차명석 단장은 최원태의 삼성행이 발표된 후에 “삼성에서 보호선수 명단이 오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고민해서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고 반드시 투수를 우선 순위로 두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삼성은 6일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최원태는 2017년 이후 8년 동안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⅓이닝을 던지며 꾸준함을 증명했다.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다.
최원태는 통산 217경기에 등판해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최근 8년 연속으로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 및 100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은 내년에 만 28세가 되는 최원태가 선발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원태는 삼성과 FA 계약 후 삼성 구단을 통해 "명문 팀에 입단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무엇보다 이종열 단장님께서 열정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감사드리고 싶다"며 "올해 야구장에서 삼성 팬들의 열정적 응원에 놀랐다. 삼성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원태는 "라이온즈파크가 타자 친화적인 특성이 있고, 야구장이 작긴 한데,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장 특성에 맞게 구종 선택도 다양하게 해야할 것 같다"며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매 시즌 최소 15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또 최원태는 전 소속팀 LG 팬들을 향해 "LG 팬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항상 너무 감사했다. 항상 도움을 주신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최원태와 함께 외국인투수 후라도를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키움에서 보류권이 풀린 후라도는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전액 보장하는 계약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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