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준우승 잊을까' 손흥민, '디펜딩 챔피언' 손 잡고 유럽 제패 도전? "UCL 우승 가능성, SON에겐 거부할 수 없는 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2.07 11: 08

5년 전 아쉬움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일까.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프리미어리그(PL) 스타를 주목하고 있다"라며 손흥민의 이름을 꺼냈다.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는 다음 이적시장에서 영입 가능한 스타 중 한 명으로 손흥민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손흥민의 미래도 런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토트넘은 그가 경험과 득점 능력을 바탕으로 팀 공격진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그는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토트넘 통산기록도 423경기 166골 88도움에 달한다. 2015년 손흥민이 PL에 데뷔한 이후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해리 케인과 모하메드 살라, 제이미 바디 3명뿐이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10년 가까이 꾸준했다. 손흥민은 첫 시즌엔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이후로는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2021-2022시즌엔 리그 23골을 몰아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PL 득점왕까지 손에 넣었다. 
특히 손흥민은 2023년 여름부터 토트넘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파트너'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상황에서도 주장 완장까지 차면서 팀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리그에서만 17골 10도움을 몰아치며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새로운 토트넘의 리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도 딱 하나 없는 게 있다. 바로 우승 트로피.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보냈지만, 아직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대표팀 커리어까지 통틀어도 연령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이 유일하다. 손흥민도 토트넘 팬들에게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전설로 불리고 싶다고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손흥민과 토트넘은 매번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016-2017시즌엔 첼시에 밀려 리그 2위에 머물렀고, 2020-2021시즌 리그컵에선 맨체스터 시티에 막혀 준우승을 거뒀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던 2018-2019시즌에도 리버풀을 넘지 못하며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토트넘은 지금도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은 항상 2년 차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기복이 큰 경기력 탓에 안정적으로 승점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리그 순위는 10위까지 처져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토트넘과 정반대다. UCL 최다 우승(15회)을 자랑하는 명문 클럽으로 지난 시즌에도 유럽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이다. 라리가 우승 횟수도 무려 36회에 달한다. 5년 전 UCL 우승 트로피에서 고개를 돌려야 했던 손흥민의 아픔을 씻어내 줄 수 있는 최적의 팀인 셈.
피차헤스도 이 점을 짚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에 머무는 동안 PL에서 최고 수준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뒤 기억에 남을 경기력과 결정적인 골로 빛을 발했다"라며 "비록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시간은 타이틀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그가 커리어에서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도록 동기부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더 하드 태클' 역시 "32살인 손흥민은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 있다. 이번이 빅클럽에 입단해 최고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며 "레알 마드리드는 검증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선수든 합류 기회를 거절하기 어렵다"라고 같은 의견을 내놨다.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는 기회는 선수에게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대 클럽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메이저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우승하지 못했으며 스페인 챔피언에 합류하는 일에 기대가 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하지만 여전히 재계약 움직임은 없다. 이대로 계약이 끝날 시 손흥민은 '보스만 룰'에 의거해 내년 1월부터 다른 팀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토트넘의 계약 1년 연장 옵션 발동이다. 다만 손흥민은 지난 9월 "아직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내게는 아주 분명하다.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재계약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최근 맨체스터 시티전을 마친 뒤에도 "지금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라며 말을 아끼면서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선택의 기로를 앞둔 손흥민이다. 내년 여름이면 만 33살이 되는 만큼 더 큰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 토트넘에 남아 클럽 전설로 입지를 굳히거나 새로운 도전을 택할 수 있다.
피차헤스도 "토트넘은 이적료 없이 손흥민을 잃지 않기 위해 계약 연장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이적해 가장 권위 있는 트로피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은 손흥민에게 거부할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다"라며 "손흥민의 최종 결정은 그의 커리어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한 내년 여름 이적시장의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권위 있는 트로피는 유럽 최정상 무대인 UCL을 얘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손흥민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는다고 해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이미 월드클래스 측면 공격수가 여러 명 있기 때문.
'지난해 발롱도르 2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가 있고, 지난여름엔 킬리안 음바페까지 새로 합류했다. 모두 중앙에서도 뛸 수 있는 자원이지만, 최적의 포지션은 왼쪽 측면이다. 이는 손흥민도 마찬가지이기에 누군가는 희생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좋은 영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매체는 "공격과 창조적 플레이 양면에서 위험을 만들어내는 손흥민의 능력은 유럽 축구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레알 마드리드에 완벽히 들어맞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높은 수준의 대회 경험을 통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팀에 즉각적인 보증이 됐다"라고 힘줘 말했다.
더 하드 태클 또한 "손흥민은 PL에서 검증된 선수이며 레알 마드리드에서 특별한 추가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는 측면에 창의력과 골들을 추가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측면 뎁스가 필요하며 손흥민은 이상적인 영입이 될 것"이라며 "손흥민은 비록 30살이 넘었지만, 높은 수준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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