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에 비하면 훨씬 나은 대우다.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2, 리버풀)가 곧 재계약 제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리버풀은 버질 반 다이크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다. 아직 살라에게는 제안을 보내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을 전한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난 살라도 곧 재계약을 제안받을 거라고 예상한다. 지금까지 왜 반다이크만 받았는지는 아마도 리버풀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리버풀이 그들의 주장인 반다이크를 우선시하는 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쩌면 살라에게 제시하려는 조건과 살라가 원하는 조건 사이에 간극이 커서 그럴 수도 있다. 리버풀은 섣불리 제안했다가 살라의 화를 살까봐 두려워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반 다이크의 재계약도 쉬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온스테인은 "반 다이크는 한동안 협상이 진행돼 왔고, 첫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그의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새로운 금액의 거래나 계약 기간에 대한 돌파구는 없다"라고 밝혔다.
결국엔 리버풀의 선택에 달렸다. 온스테인은 "그렇다고 반 다이크와 논의가 중단된 건 아니다. 계속 진행 중"이라며 "리버풀 소유주 '팬웨이 그룹'이 신중하게 결정내려야 한다. 그들은 30세 이상의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하지 않지만, 살라와 반 다이크 둘 다 30살이 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살라와 반 다이크 모두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계약이 만료된다. 이 때문에 리버풀은 둘을 붙잡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는 둘 다 다른 클럽과 자유롭게 사전 협상이 가능하기에 하루빨리 재계약이 필요한 상황.
특히 살라는 대놓고 언론에 불만을 표출하며 리버풀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말 "글쎄, 이제 12월이 다 되어간다. 그러나 아직 클럽에 남으라는 제안은 전혀 받지 못했다. 아마 여기 남기보다는 이적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폭탄 발언을 내놨다.
이어 그는 "알겠지만, 난 이 클럽에 오랫동안 있었다. 이런 팀은 없다. 하지만 결국 (재계약은) 내 손에 달려 있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12월인데 아직 미래에 대한 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라며 "난 팬들을 사랑한다. 팬들도 나를 사랑한다. 결국엔 내 손이나 팬들의 손에 달려있지 않다. 기다리면서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살라다. 그는 아직도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해 실망스럽냐는 물음에 "물론이다. 곧 은퇴하지는 않을 테니 그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PL) 우승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망스럽지만, 지켜보자"라고 답했다.
살라가 재계약을 촉구하는 여론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9월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골 2도움을 터트린 뒤 "난 여름을 잘 보냈다. 이번 시즌이 리버풀에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려고 노력했다. 그저 즐기고 싶을 뿐이다. (계약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자유롭게 축구를 할 수 있다.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살라는 "경기에 나오면서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클럽에서 아무도 내게 계약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래. 난 마지막 시즌을 뛰고 있어'라고 생각했다. 시즌이 끝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겠다"라며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는 "지금으로서는 리버풀에서 치르는 마지막 올드 트래포드 경기일 것 같다.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아무도 구단과 계약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지켜보자"라며 마지막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팬심을 활용해 리버풀의 제안을 받아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스카이 스포츠 소속 멜리사 레디는 "살라는 클럽이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도록 더 세게 압박했다. 그는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고,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안필드에 남길 선호한다. 살라는 아직 이적을 고려하지 않았고, 몇 년 더 최고 수준으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어찌 됐건 살라는 리버풀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긴 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CBS 스포츠' 벤 제이콥스는 "PSG는 현재 살라와 협상하지 않고 있다. 그는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과 오랜 우정을 쌓았지만, PSG는 지금까지 어떤 접근도 하지 않았다. 여러 소식통은 살라가 PSG를 이용해 리버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알 켈라이피 회장도 살라 영입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살라는 협상이 너무나 지지부진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계약 기간 자체는 큰 걸림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살라는 리버풀과 활발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이번 계약이 그의 마지막 '슈퍼 계약'이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금전적 합의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살라는 이미 9월이나 10월, 11월에는 재계약 문제가 해결됐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미래를 빨리 결정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불만을 갖고 있다"라며 "리버풀과 살라가 서로를 사랑하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살라는 계약을 마무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좌절감을 느끼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보다는 나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 역시 내년 6월이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지만, 여전히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제기된던 '메가 계약' 가능성은 이미 희박해진 지 오래다.
지금으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토트넘의 계약 1년 연장 옵션 발동이다. 앞서 '스카이 스포츠 독일'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토트넘은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함께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 더 이상 내부 의심은 없다. 그는 선수단의 핵심 선수로 확고히 계획돼 있다. 토트넘은 2026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조항을 발동할 예정"이라고 확언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손흥민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아직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내게는 아주 분명하다.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재계약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직접 밝혔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전을 마친 뒤에도 "지금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라고만 말했다.
그러자 이적설이 쏟아지고 있다.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를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여러 클럽이 언급되는 중이다.
그럼에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재계약에 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첼시전을 앞두고 한 기자가 "손흥민이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 그가 얼마나 중요하며 그를 얼마나 장기적으로 팀에 남기고 싶은가?"라고 질문했다.
돌아온 대답은 냉담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 내가 신경 쓰는 건 일요일에 관한 것뿐이다. 난 선수들의 계약에 신경 쓸 수 없었다. 난 그들의 상황에 신경 쓸 수가 없었다"라고만 답했다.
이어 그는 "내가 관심 있는 건 일요일 경기뿐이다. 일요일 경기장에 나가서 싸울 준비가 된 선수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못하게 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토트넘에 모든 걸 바치고 싶다는 손흥민의 원론적인 대답과도 톤이 달랐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을 붙잡는다고 해도 살라와 달리 다년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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