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헤이수스 원투펀치 적으로 만난다’ 외인타자 2명 초강수, 키움의 과감한 승부수 통할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12.08 12: 4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외국인투수 원투펀치를 모두 내년 시즌 상대팀으로 만난다. 
키움은 지난달 26일 “지난 시즌까지 함께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구성해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푸이그는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 전액 보장 조건으로 계약했다. 카디네스와는 총액 60만 달러(약 9억원), 로젠버그와는 총액 80만 달러(약 11억원)에 각각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올해 58승 86패 승률 .403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무른 키움은 그럼에도 시즌 후반까지도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으로 괴롭히며 치열한 순위경쟁에 불을 붙였다. 간판스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전체적인 전력은 크게 떨어졌지만 선발진이 리그 평균자책점 4위(4.64)에 오를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시즌을 운영하는 원동력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 아리엘 후라도. /OSEN DB

키움 히어로즈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OSEN DB

키움이 선발 평균자책점 4위에 오르는 데는 외국인투수 원투펀치 후라도와 헤이수스의 역할이 컸다.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보낸 후라도는 30경기(190⅓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헤이수스는 30경기(171⅓이닝)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리그 어떤 에이스와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성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키움은 후라도, 헤이수스와 모두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푸이그와 카디네스로 외국인타자 2명을 영입했고 외국인투수는 로젠버그로 교체했다. 외국인선수 3명 중 외국인타자 2명을 기용하는 것은 KBO리그 역사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매우 드문 결정이다. 
키움 히어로즈 아리엘 후라도. /OSEN DB
키움 히어로즈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OSEN DB
키움이 외국인선수를 모두 교체하기로 한 것은 어린 투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키움은 최근 적극적으로 신인 지명권을 모으면서 지난해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3라운드까지 6명(전준표, 김윤하, 이재상, 손현기, 이우현, 김연주), 올해 열린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3라운드까지 6명(정현우, 김서준, 염승원, 어준서, 여동욱, 박정훈)을 지명했다. 단 2년 만에 상위 3라운드 이내에 지명된 좋은 유망주들을 12명이나 모은 것이다. 이중 8명이 투수다. 키움은 이 투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 1군에서 살아남는 선수들을 고른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안우진, 김재웅, 김성진, 이승호 등 주축투수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2026년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내년 선발 로테이션은) 일단 로젠버그와 하영민이 있다. 그리고 김윤하가 올해 기회를 많이 받았다. 올해 정현우를 비롯해 좋은 신인투수들도 잘 뽑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도 주지 못하고 2군에 두는 것보다는 최대한 1군에서 많이 기회를 주려고 한다”라고 외국인투수를 1명만 기용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포기하면서 외국인선수들에게 투자하는 비용도 아낄 수 있게 됐다. 후라도와 헤이수스는 올해 각각 130만 달러(약 19억원)와 100만 달러를 받았다. 올해 좋은 활약을 했기 때문에 재계약을 한다면 연봉 인상이 불가피했다. 결국 키움은 푸이그에게 가장 많은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카디네스(60만 달러)와 로젠버그(80만 달러)는 합계 14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외국인선수들에게 투자되는 지출을 크게 줄였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를 하는 움직임이다. 
물론 외국인투수가 1명밖에 없는 것은 당장 내년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고형욱 단장은 “선발진에서는 로젠버그가 진짜 중요하다. 로젠버그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도 있고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래도 확실한 에이스가 있어야 다른 선발투수들에게 심적인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라며 로젠버그를 내년 시즌의 중요 포인트로 짚었다. 
키움의 파격적인 리빌딩 전략은 분명 큰 리스크가 있다. 푸이그와 카디네스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선발진에서 믿을 수 있는 영건들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투타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다면 내년은 물론 그 이후 더 강력한 전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할 수 있을 것이다. 키움의 과감한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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