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지명 이후 6년째 ‘만년 유망주’에 머물고 있는 김대한(24·두산 베어스)이 결국 강정호에게 SOS를 요청했다. 김대한은 손아섭(NC 다이노스), 김재환(두산 베어스)의 뒤를 이어 강정호 스쿨 3호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관계자에 따르면 김대한은 김재환과 함께 내년 1월 말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강정호 아카데미를 찾아 특훈을 받을 계획이다. 강정호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강정호도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에 김대한 선수가 미국을 오게 됐다”라고 김대한의 수강 소식을 전했다.
아마추어 시절 휘문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불렸던 김대한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지명되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당시 투수 김대한의 가치를 높이 샀지만, 선수 의지에 따라 타자(외야수)로 커리어를 출발했다. 그러나 투수를 했어도 무방할 정도로 투타 모두 재능이 뛰어난 선수였다. 김대한은 당시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의 뒤를 이을 베어스 차세대 주전 외야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부진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1군 통산 19경기 15타수 무안타 3볼넷 4득점이라는 1차지명답지 않은 성적을 남기고 2020년 8월 군으로 향했다. 입단 후 1년 반 동안 두산의 두터운 외야진을 뚫지 못하며 2년차 시즌 도중 현역병 입대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2022년 2월 전역한 김대한은 복귀를 준비하던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며 다시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7월 3일 마침내 1군 무대로 돌아와 51경기 타율 2할4푼 4홈런 11타점을 남기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8일 잠실 키움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2022년 10월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김대한을 베어스 우타 라인의 핵심 기대주로 꼽았다. 이 감독은 “김대한은 보디빌더를 해도 될 것 같다. 힘이 좋다. 지치지도 않는다”라고 평가했고, 김대한을 신인 시절부터 지켜본 조성환 코치는 “두산에 돌아와서 제일 눈에 들어온 건 밝아진 (김)대한이의 표정이다. 과거 대한이에게 표정을 밝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많이 했는데 많이 밝아졌더라”라고 반색했다.
김대한의 비상을 가로막은 건 또 부상이었다. 정수빈의 뒤를 받칠 백업 중견수로 낙점됐지만 2023년 3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회 3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우측 중수골이 골절됐다. 김대한은 또 다시 장기 재활에 돌입했고, 5월 31일 복귀 후 33경기 타율 1할9푼8리 1홈런 7타점 OPS .566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시즌 뒤 참가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이승엽 감독은 2024시즌 다시 휘문고 오타니의 재림을 기대했다. 그러나 김대한은 또 1군과 2군을 오가며 61경기 타율 1할3푼3리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김대한은 그럼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승엽 감독의 “타격을 바라지 않는다. 대주자, 대수비 역할을 위해 넣었다”라는 코멘트에서 그의 떨어진 위상이 확인됐다. 김대한의 1군 통산 성적은 164경기 타율 1할8푼4리 49안타 6홈런 25타점 37득점이 전부다.
김대한의 2025시즌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10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2024 피닉스 교육리그, 11월 이천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2024시즌을 복기하고 2025시즌 과제를 확인한 것. 김대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선배 김재환과 함께 강정호 아카데미에 수강 신청을 하며 내년 시즌 반등 의지를 다졌다.
홈런왕 이후 기량이 하락한 김재환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 이천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맨투맨 특별 지도를 받았고, 곧바로 강정호를 찾아 손아섭(NC 다이노스)의 생애 첫 타격왕을 도운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타격폼 및 이론을 재정립했다. 지난 시즌 10홈런에 그쳤던 김재환은 강정호 효과에 힘입어 136경기 타율 2할8푼3리 29홈런 92타점 장타율 .525로 반등했다.
그렇다면 김대한도 제2의 김재환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강정호는 “김대한이 학교 다닐 때 투수도 했고 타자도 했는데 아직 기본적인 타격 매커니즘 정립이 안 돼 있는 거 같다. 이런 걸 확실하게 정립을 시켜주고 싶다”라며 “나도 김대한이 잘 됐으면 좋겠다. 이 선수를 만년 유망주라고 이야기하는데 갖고 있는 게 너무 좋은 선수다. 잘 정립해서 가면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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