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특급 3루수까지 나서 김하성 영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건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왜 김하성(29)을 외면하고, 윌리 아다메스(29)에 구단 역대 최고액을 쏟아 부었을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FA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와 7년 1억8200만 달러(약 2591억 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메디컬테스트를 마치는 대로 아다메스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MLB.com, ESPN 등 미국 복수 언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아디메스에게 사이닝 보너스 2200만 달러(약 313억 원)를 포함한 초대형 계약을 제시했다. 계약이 최종 발표에 이를 경우 아다메스는 2013년 버스터 포지 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 부문 사장의 9년 1억6700만 달러(약 2378억 원)를 넘어 구단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게 된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아다메스는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1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밀워키 브루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밀워키에서 161경기 타율 2할5푼1리 153안타 32홈런 112타점 93득점 21도루 OPS .793 활약하며 대형 계약 토대를 마련했다.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880경기 타율 2할4푼8리 800안타 150홈런 472타점 467득점 51도루 OPS .766.
MLB.com은 “아다메스는 2024년 브랜든 크로포드의 후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유격수 포지션에서 엄청난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는 아다메스의 합류로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2루수 기용이 가능해졌다. 자이언츠의 2025시즌 내야진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샌프란시스코는 사실 FA 내야수 김하성의 유력 행선지로 꼽혔던 팀이다. 포지 사장이 오프시즌 유격수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시장을 물색 중이었던 상황에서 골드글러브 출신 김하성이 꾸준히 영입 후보로 거론됐다. 수술 회복 리스크에 따른 비교적 저렴한 금액, 내야 멀티 포지션 소화, 안정적인 수비력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심지어 북미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루수 맷 채프먼이 샌프란시스코 구단 관계자들에게 김하성이 복귀할 때까지 임시 유격수를 맡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행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 32살이 되는 채프먼은 대학 및 프로를 통틀어 유격수 출전 경력이 16경기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이었던 2020~2021년 4경기 출전이 전부다. 그런 채프먼이 유격수 보강이 필요한 구단의 방향성에 맞춰 김하성이 올 경우 그의 회복기간 동안 임시 유격수를 자청하는 ‘팀 퍼스트’ 정신을 뽐낸 것이다.
골드글러브 출신 명 3루수인 채프먼은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5100만 달러(약 2150억 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로젠탈 기자는 임시 유격수 전향을 자청한 채프먼의 결단에 대해 “이것이 바로 자이언츠가 채프먼과 1억5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새롭게 체결한 이유다. 채프먼은 팀을 우선시 생각하는 선수다”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김하성의 스승이었던 밥 멜빈 감독, 히어로즈 시절부터 의형제처럼 지낸 ‘애후배’ 이정후가 있다. 이정후와 KBO리그 시절이었던 2020년 이후 5년 만에 재회에 기대가 모아졌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은 아다메스였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37억 원)에 계약한 김하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마침내 FA 자격을 획득했다. 2025시즌 800만 달러 상호 옵션이 걸려있었는데 김하성이 옵션 행사를 거부, 바이아웃 200만 달러를 받고 FA 권리를 행사했다.
김하성은 예비 FA 시즌을 순항하던 도중 예상치 못한 부상 암초를 만났다.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귀루하다가 오른쪽 어깨를 크게 다치며 지난 11일 스포츠 선수 수술 권위자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 아래 어깨 관절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의 복귀 시점을 내년 5월로 바라보고 있다.
결국 부상 리스크가 샌프란시스코행 불발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는 당초 김하성, 아다메스 영입에 모두 관심이 있었지만, 김하성은 어깨 수술 여파로 심각한 우려가 있었다. 공격력이 부상 전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라고 분석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