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진짜 재미있고 행복한 시즌이었다. 팀 분위기가 좋고 동료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정말 즐겁게 야구한 것 같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38)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 오재일(KT 위즈)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의 새 식구가 된 박병호는 9월 4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는 등 올 시즌 23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박병호 영입 효과를 제대로 누린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의 홈런은 항상 중요할 때 나왔다. 선취점을 가져오는 홈런은 물론 한 방이 필요할 때마다 홈런을 터뜨리는 등 알짜배기 홈런을 많이 쳤다”고 반겼다.
8일 오후 2024 이승엽 드림야구캠프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박병호는 “올 시즌 야구하면서 정말 많이 웃었고 장난도 많이 쳤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좋고 새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과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저는 장타 생산이 강점인데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거 같아 뿌듯하다. 극적인 상황이나 주자가 있을 때 홈런도 많이 치고 너무 좋았다. 동료들은 물론 팬들께서도 저를 삼성 식구로 받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서울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프로 데뷔 후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KT 등 수도권 구단에서만 뛰었다. 지방 생활이 낯설 법도 하지만 삼성 이적 후 많은 사람들이 따듯하게 대해줘서 너무나도 좋았단다.
삼성 이적 후 행복 야구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삼성 출신 선수들에게서 대구 생활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는데 직접 와보니 정말 만족스럽다”고 했다.
박병호는 또 “지방 구단에서 뛰는 건 처음인데 다들 잘 해주셔서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었다. 올 시즌 팀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어디에 가든 팬들께서 반겨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대구지역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측에 2024 이승엽 드림야구캠프 강사로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에서 개인 훈련을 해온 박병호는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왔다.
“존경하는 이승엽 감독님의 야구장학재단에서 해마다 유소년 야구 클리닉을 개최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키움에서 함께 했던 (이)지영이 형과 식사를 했는데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대구지역 야구 꿈나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박병호의 말이다.
일일 강사로 나선 박병호는 선수들에게 “좋다” “나이스 배팅”을 외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아무래도 야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질책보다 격려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야구를 더 좋아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병호는 이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니 제가 더 뿌듯하더라. 향후에도 대구지역 야구 꿈나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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